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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여성·성소수자·장애인·노동자·이주민 모두 함께 광장에서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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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민주주의 안에서 수많은 이들이 함께하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호명하면 같이 소리쳐 외쳐주시면 좋겠습니다. 페미니스트 여러분, 여성시민 여러분, 성소수자 여러분, 장애인 여러분, 노동자 여러분, 이주민 여러분, 그리고 제가 미처 호명하지 못한 수많은 동지 여러분. 우리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집회 자유발언자 박서진 씨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2차 국회 표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2일, 알록달록한 응원봉을 들고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는 모두가 존중받는 평등한 광장의 힘으로 윤 대통령을 탄핵시키자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헌정 질서와 국헌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이들도 있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6만여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집회를 열었다.

이날 자유발언대에 오른 시민 중에는 윤 대통령 탄핵은 물론 '소수자' 혹은 '약자'로 여겨지는 이들을 호명하며 평등한 광장과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이 많았다.

'전국집에누워있기연합' 지승우 씨는 "저는 대학생이자 알르바이트생이자 대학병원 3곳을 다니는 환자"라며 "이런 저도 일어나 탄핵을 외치고 있고 당신들이 사회적 약자라고 규정한 청소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노약자분들도 이 강추위 속에 나와 한목소리로 탄핵을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 당신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국민들의 외침이 들리지 않나"라고 탄핵 가결을 촉구했다.

자신을 '야구팬'이라고 소개한 김제나 씨는 "아직도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많은 이를 광장에서 만났다.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노동자를 만났다"며 "우리는 이 광장에서 윤석열 탄핵뿐 아니라 다른 것 또한 기쁘게 얻어갈 것이다. 연대를, 단결을, 투쟁을 배워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독재의 담장을 넘어 홈런을 칠 것"이라며 "내란 수괴 윤석열은 탄핵될 것이고 내란 동조 국민의힘은 해산될 것"이라고 외쳤다.

도경은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도 "우리는 이 광장에서 윤석열의 탄핵을 이룰 것"이라며 "그 과정과 그 이후에도 이 사회가 성평등하고 정의롭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폭력 2차 가해를 한 이가 시민대표로 목소리를 내고 야당 교육연구원장이 여성을 대상화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차별과 혐오가 여전한 광장에서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뒤 만들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하는 이도 있었다. 대학생 이시헌 씨는 "탄핵 이후 기후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꿈꾼다"며 "기후위기는 권력을 가진 저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뿐이지만 우리 시민에게는 삶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온열 질환으로 숨진 쿠팡 노동자, 농사를 망친 농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피해자 등 기후위기 피해자들을 기억한다며 "탄핵 이후에도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고 실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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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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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는 '헌정질서와 국헌 회복'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의 이날 담화가 시민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는 점이 확인되는 발언들도 나왔다.

계엄 선포 당일 국회로 달려가 군인들을 막았다고 밝힌 최태열 씨는 "윤석열이 오늘 우리 국민들과 맞짱을 뜨겠다고 대놓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5000만의 힘으로 맞짱을 뜨자"며 "오늘 그가 우리를 '광란의 춤을 추는 자'라고 했으니 광란의 춤으로 윤석열을 끌어내자"고 말했다.

청소년 임가윤 씨는 "국민을 바라보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분이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의 트라우마를 건드려 한 가정의 어머니, 아버지, 아들, 딸을 이 추운 국회 앞 아스팔트로 이끌었다"며 "아직도 이런 국민을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괴물로 생각하나. 당신이 그렇게 존경하신다는 국민들이 바라는 건 당신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오늘 담화를 보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용산으로 진격했다"며 "용산에서 한번 막혀 치열하게 싸우다 경로를 바꿔 윤석열이 술 마시고 있는 한남동 관저까지, 코앞까지 진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분노를 윤석열에게 간담 서늘하게끔 전달하고 왔다"며 "노동기본권이 존중되고 사회공공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앞단에서 힘차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집회 뒤 시민들은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해 당사 건물을 포위했다. 이후 시민들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1차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의 사진이 인쇄된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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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 사무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 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투표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찢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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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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