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을 찾아 '오프닝 벨'(Opening Bell)을 울린 날, 뜨거워진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시하며 일제히 약보합세로 출발했다.
전날 앞다퉈 역대 최고가 경신 행진을 벌인 대형 기술주들이 숨 고르기 하는 양상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7.79포인트(0.09%) 내린 44,110.77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70포인트(0.18%) 낮은 6,073.4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5.00포인트(0.27%) 밀린 19,979.89를 각각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날, 혼조 마감한 바 있다. 대형 기술주 7종목 가운데 5개 종목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나스닥지수가 사상 처음 20,000선을 돌파하고 S&P500지수도 이틀 만에 반등에 성공했으나 다우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뉴욕증권거래소를 방문, 증시 개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을 울렸다. 이 자리에는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각료 지명자들, 월가 최고경영자들, 부인 멜라니아를 비롯한 가족 등이 함께 했다.
트럼프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NYSE에 초대됐다.
린 마틴 NYSE 소장은 "역사적 기관 NYSE에 역사적인 날"이라며 환대했고 참가자들은 USA를 연호했으나 정작 시장에는 열기가 반영되지 않았다.
이날 나온 신규 경제 지표들이 시장 온도를 떨어뜨렸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기대비 3%, 전월대비 0.4% 상승하며 연합인포맥스의 시장예상치(2.6%↑·0.2%↑)를 모두 상회했다. PPI 연간 상승세는 2023년 2월(4.7%↑) 이후 가장 가팔랐고, 월간 상승률도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다만 식품·에너지·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하며 직전월(0.3%↑)보다 둔화했다. 11월 근원 PPI는 직전월과 같은,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했다.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주 대비 큰 폭으로 늘어 노동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일~7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4만2천 명으로 직전주 대비 1만7천 명 증가하며 시장예상치(22만 명)를 웃돌았다.
이날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엔비디아·알파벳(구글 모기업)·아마존은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전날 M7 7종목 가운데 애플·테슬라·알파벳·아마존·메타 5종목이 앞다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만 예외였다.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 주가는 전날 1980년 상장 이래 최고 수준인 250달러를 넘어 250.80달러까지 올랐다가 뒷걸음쳤으나 이날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전날 장 마감 후 공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의 여파로 주가가 13% 이상 급락했다. 어도비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시장예상치를 상회했으나, 내년 매출 전망을 낮춰잡아 실망을 안겼다.
차량 공유 업체 우버 테크놀로지스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2%대 반등했다. 우버는 자율주행 파트너십을 맺고 있던 제너럴 모터스(GM)가 로보택시 사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주가 하락세를 겪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케이블TV 사업과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을 분리할 방침을 밝힌 후 주가가 13% 이상 뛰었다.
광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에나는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으나 2025년 회계 연도 매출 가이던스를 높여 잡은 데 힘입어 주가가 14% 이상 급등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향방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3대 금리 각 25bp(1bp=0.01%) 인하 결정을 내렸다. 전날 캐나다 중앙은행이 '빅 컷'(50bp 인하)을 단행한 데 잇단 조치다.
벨웨더 웰스 최고투자책임자 클라크 벨린은 "11월 PPI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왔으나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며 "최근 수개월간 나온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주 열리는 12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확률은 98.1%,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1.9%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0.13%, 영국 FTSE지수는 0.09% 올랐으나,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06% 밀렸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근월물인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42% 내린 배럴당 69.29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내년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24% 낮은 배럴당 72.61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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