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랑주 리베 프랑스 파리시테대학교 한국학 교수. 리베 교수는 해외의 인터넷 청원 사이트를 통해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시민 저항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리베 교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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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시위와 관련해 프랑스인 교수가 “한국 시민들의 자유 수호를 지지한다”며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외국인이 주도한 연대 성명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13일 마리오랑주 리베 프랑스 파리시테대학교 한국학 교수는 해외 인터넷 청원 사이트를 통해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시민 저항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고 밝혔다.
리베 교수는 성명에서 “계엄령 시도는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적 이상, 법치주의와 언론, 표현의 자유 등 모든 정치적 자유를 존중하고 이를 수호하고자 노력하는 한국의 시민과 정치인에게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의를 위해 한국인들이 보여준 모든 노력과 희생, 1987년 민주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제도적 발전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 학자들과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은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시민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했다.
리베 교수가 해외의 청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공개 서한’이라는 제목의 성명서. 리베 교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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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 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학 연구자로서 한국인들의 평화적인 행동에 존경을 표하고 싶었다”며 성명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1990년대 초 군부독재의 종식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까지 한국의 정치는 놀라운 사건들로 가득했지만 특히 놀라운 것은 자유의 침해에 끊임없이 비폭력적으로 항의해 온 시민들의 태도”라고 말했다.
청원 사이트에 해당 성명이 공개된 후 사흘간 240여명 가량이 연대 서명으로 화답했다. 리베 교수는 “현재 많은 프랑스의 학자들이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시민 저항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프랑스에서 의회가 해산되고 마크롱 정부의 정부 불신임안이 가결되는 등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현재 한국의 정치적 혼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했다. 최근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도 한국 시민들의 저항에 프랑스 학자들의 관심이 커진 요인이라고 했다.
리베 교수는 “계엄령 소식은 충격적이었지만 한국인들은 언제나처럼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라 말했다. 그는 “한국의 군사 독재 시기를 연구해온 사람으로서 계엄의 심각성을 알기에 충격적이었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트라우마를 내세워 계엄을 정당화하는 것은 ‘국가적 배신’”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많은 시련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창의적인 무기로 ‘유머’를 활용해 왔는데 시위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저항하는 것도 이러한 무기로 보인다”며 “어려운 싸움에 나선 한국 시민들에 프랑스 시민들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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