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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독재자 사라진 시리아…중동 지정학 격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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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103_"시리아 아사드 독재 정권 종식"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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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스쿠스=AP/뉴시스] 9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 우마이야 광장에서 시민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축하하며 환호하고 있다. 2024.12.10.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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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함으로써 바샤르 알 아사드의 독재 정권이 종식됐다. 하지만 정부 재건 과정에서 다양한 반군 조직 간 권력투쟁과 이슬람 극단주의의 부상으로 또 다른 내전과 혼돈에 빠질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오랜 내전을 끝내고 새 정부 수립에 나선 시리아의 미래 시나리오를 짚어보고 그와 함께 예상되는 지정학적 역학구도의 변화를 전망해 봤다.


시리아의 미래, 안정화 또는 제2 내전

아사드 정권을 몰아낸 시리아 반군은 과도정부를 세워 내년 3월까지 운영하기로 하고 새 총리로 무함마드 알바시르를 추대했다. 그는 반군의 주축인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가 운영해 온 행정조직 수반으로 활동해 온 인물이다. 알바시르 총리는 "최우선 목표는 해외에 있는 수백만 명의 난민을 데려오는 것"이라며 "그들의 인적자원과 경험으로 국가가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새 정부를 주도하는 시리아 반군 세력이 극단주의 성향을 버리고 국제사회가 바라는 포용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다. HTS는 알카에다와 결별했다고는 하나 극단주의 이슬람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HTS를 여전히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단체로 규정한다. HTS를 이끄는 모하메드 알줄라니는 내전 직후 서방 목표물을 공격하거나 다른 종교와 소수 민족에 보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국제사회는 그의 행보를 의심 어린 눈으로 보고 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HTS에 대한 확신이 없다. 최근에는 온건한 모습을 보였지만 극단주의 성향을 완전히 버렸는지 알 수 없다. 다마스쿠스 장악 후 대규모 보복 학살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제2 내전 가능성도 존재한다. 시리아 반군은 극단주의 이슬람에 뿌리를 둔 HTS 외에도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시리아국민군(SNA)', 쿠르드족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 남부의 민병대 연합인 '남부 작전', 미국의 지원을 받아온 온건한 '자유시리아군' 등이 있다. 이들은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연대했지만 이후 정부 수립 과정에서 권력 투쟁을 벌이는 등 새로운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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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현지시각)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시리아 정권이 붕괴한 가운데 "골란고원은 영원히 이스라엘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골란고원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펼쳤다. 2024.12.10.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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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튀르키예, 시리아 공백 틈타 세력 확장 나서

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질서도 요동친다. 특히 혼란을 틈타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세력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내전 직후 이스라엘은 접경지대인 골란고원 점령에 나섰다. 지난 3차 중동전쟁 이후 골란고원의 약 80%를 실효적으로 지배해 온 이스라엘은 그동안 시리아가 관리하던 나머지 지역까지 점령했다. 골란고원은 시리아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인 동시에 이스라엘의 주요 식수원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아랍권을 비롯한 유엔은 이러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국제협정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서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선포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향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 상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튀르키예도 북쪽 접경 지역에서 세력 확장에 나섰다. 접경 지역 일대에 거주하면서 독립국가 건설을 시도하는 쿠르드족은 튀르키예의 가장 큰 안보 위협으로 꼽힌다. 반군 세력 중 하나인 SNA를 지원해 온 튀르키예는 새 정부를 통해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 시도를 봉쇄하는 한편 SDF 등 쿠르드족 반군에 대한 무력진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아사드 정권 붕괴 직후 SNA가 SDF를 공격해 2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SDF를 지원하는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특히 SDF가 관리해 온 테러집단인 IS의 수감시설이 파괴될 경우 수천 명의 IS 테러리스트들이 풀려날 수도 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SDF는 현재 IS 세력의 수감시설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만약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반군 세력이 SDF와 내전을 벌일 경우 IS가 풀려나면서 새로운 지옥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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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다하 AFP=뉴스1) 정지윤 기자 =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주 카르다하 지역에서 최근 러시아로 도피한 뱌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의 묘지가 불타고 있다. 2024.12.1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카르다하 AFP=뉴스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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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러시아, 역내 영향력 쇠퇴 불가피

반면 아사드 정권을 후원해 왔던 이란과 러시아는 지정학적 영향력 쇠퇴가 불가피하다.

이란에게 있어 시리아는 하마스, 헤즈볼라 등 저항의 축을 지원하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또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지중해에 항구를 가진 시리아를 활용해 교역을 지속하면서 경제적 이익도 확보했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면서 시리아와의 연결고리가 사라졌고 저항의 축을 유지할 기반을 상실했다. 시리아의 국가 재건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가들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이란의 지역 내 정치적 입지와 영향력도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아사드 정권이 제공한 타르투스 해군기지는 지중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항구이며, 흐메이밈 공군기지는 중동지역에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핵심시설이었다. 아사드 정권이 무너짐에 따라 두 시설의 운영이 불가능해지면서 러시아 전함과 전투기도 철수했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최성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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