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등 연구진, ‘K2-360b’ 분석
1㎤ 질량이 11g…지구는 5.5g
모항성(노란색 천체)에 바짝 붙어 공전하는 K2-360b(빨간색 천체)의 상상도. 밀도가 지구의 2배에 이르는 보기 드문 외계 행성이다. 멀리 보이는 파란 천체는 모항성에 딸린 또 다른 행성 ‘K2-360c’이다. 일본 천체생물학센터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태양계 밖 먼 우주에서 지구보다 밀도(단위 부피당 질량)가 2배나 큰 외계 행성이 확인됐다. 지구와 덩치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질량이 매우 무거운 행성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고밀도 외계 행성은 우주에서 매우 드물다. 천문학계에서는 이 행성이 과거 거대한 가스 행성의 중심부에 자리잡았던 철 덩어리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얼럿은 최근 일본 천체생물학센터와 이탈리아 토리노대 소속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지구에서 75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 ‘K2-360b’ 밀도가 지구의 2배에 이른다는 사실이 규명됐다고 전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K2-360b’의 지름은 지구의 1.6배다. 지구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질량은 지구보다 7.7배 무겁다. 이 때문에 두 행성의 밀도는 크게 다르다. 지구의 1㎤당 질량은 5.5g인 데 비해 K2-360b는 11g에 이른다.
비유하자면 밥알을 솔솔 뿌리듯 담은 밥공기는 지구, 꾹꾹 눌러 담은 밥공기는 K2-360b인 셈이다. 연구진은 K2-360b가 처음 발견된 2018년 이후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밀도 수치를 얻어냈다.
K2-360b만큼 밀도가 큰 외계 행성은 우주에서 흔하지 않다. 지금까지 발견된 5000여개 외계 행성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팎이다. 밀도가 가장 높은 외계 행성은 지구에서 731광년 떨어진 ‘TOI-4603b’로, 1㎤당 질량이 14.1g에 이른다.
K2-360b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원래 K2-360b는 덩치가 지금보다 더 큰 가스 행성이었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공전 궤도가 중심별과 가깝게 바뀌었고, 결국 외부 대기가 별에서 나오는 에너지 때문에 날아가 중심부 금속만 남았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실제로 K2-360b는 21시간이면 공전을 한 번 마칠 만큼 중심별과 매우 가깝다. 이 때문에 표면 온도는 1700도에 이를 정도로 뜨겁다. 각종 광선을 비롯해 별에서 방출되는 에너지가 다량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K2-360b 질량의 48%를 철이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가 날아간 뒤 잔존한 물질이 마침 밀도가 높은 금속인 철이었고, 이 때문에 K2-360b는 중세시대 대포알처럼 밀도가 큰 행성이 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구 시간으로 하루에 못 미치는 시간에 공전을 마치는 외계 행성에 대한 조사 사례는 거의 없다”며 “추가 관찰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해제, 탄핵 순간 사라진 국회의원은 누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