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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 전부 퇴장···한·미·일 협력도 영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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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기시다 이어…윤석열까지 줄줄이 퇴장

“협력 기반 이어갈 것이란 희망, 탄핵으로 불투명”

외신, 차기 대선도 주목 “외교정책 바뀔 수 있어”

경향신문

지난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왼쪽부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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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한·미·일 협력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 국가의 협력을 사실상 준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린 ‘캠프 데이비드’ 회의를 이끌었던 한·미·일 정상이 모두 국제무대에서 퇴장하게 되면서 협력의 기틀이 흔들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8월 회담을 거쳐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공동성명 격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 등 문서에서 전례 없는 전방위 공동대응의 틀을 담았다. 당시 “한·미·일 관계의 새로운 장이 시작됐음을 선언한다”며 새 차원으로 진입한 3국 관계를 못박았다.

그러나 3국 협력을 주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있고, 낮은 지지율로 고전해온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는 지난 8월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물러났다. 이에 더해 윤 대통령이 탄핵안 가결로 직무 정지 상태에 놓이면서 3국 정상은 사실상 모두 퇴장하게 됐다.

침략과 피지배의 한·일 과거사를 고려하면 한국 동의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은 윤 대통령의 ‘대일외교 기조 전환’의 기반 위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국내에선 “북·중·러 진영과 신냉전 위기를 고조시킬 위험이 따를 것” “한국의 이익은 불분명한 윤 대통령의 결단” 등 비판이 이어졌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최대 외교 성과”라고 자평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본과의 관계 회복에 나선 윤 대통령은 아시아의 두 동맹국 간 협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욕구를 충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정치적 기반이 약한 일본 총리가 선출되면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횃불을 이어받을 가장 큰 희망이었지만, 그런 희망은 이제 윤 대통령의 임기와 함께 불투명해졌다”고 평가했다.

당장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임기 중 마지막 동북아 방문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일본만 방문하기로 하는 등 3국 협력이 차질을 빚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1차 도상연습(TTX)도 무기한 연기됐다. 일본에선 일본 기업을 대신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3자 변제안’을 내놓는 등 일본에 꾸준히 양보해온 윤 정부가 퇴진하면 한일관계 개선 흐름이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비롯한 한·미·일 관계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없지만, 가치에 기반한 동맹 관계보다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거래 중심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평가가 많다. 한·미·일 3각 협의체와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 등 소다자 협의체를 활성화해 격자형 안보 구조를 구축해온 바이든 정부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외신은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관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이어지는 조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고 언급하면서 “그가 당선되면 한국의 외교 정책이 상당 부분 바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북한과 교류를 모색하고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강화하며, 중국과는 균형을 유지하고 일본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산케이신문은 사설에서 야당 주도로 만들어진 탄핵소추안에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이 탄핵 사유 중 하나로 포함된 데 주목했다.

다만 일본과 미국 측에선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어떤 정권에서든 한일관계는 흔들리지 않는다”(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한미관계는 철통같다”(오스틴 미 국방장관) 등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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