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ㆍ신한ㆍ하나ㆍ우리금융, 리스크 점검 회의 열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재표결이 통과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촉구 집회에서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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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됐지만, 금융권은 당분간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탄핵 이후 파장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 리스크가 어떤 방향으로 번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해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까 예의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비상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6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주재로 3차 그룹위기관리위원회를 열고 유동성 리스크를 포함한 리스크 전반에 대한 위기 단계 판단은 물론 이에 따른 시나리오별 계획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략부문장과 재무부분장, 운영부문장, 소비자보호부문장 및 리스크관리파트장, 감사파트장 등이 참석했다. 신한금융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4일과 7일에도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외 정책 영향 및 이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우려되기는 하나, 현 시점에서 자금의 해외이탈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대외신인도 또한 안정적 수준으로 인정 받고 있으나 대내외 기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이날 하나금융지주회장, 은행장, 전략담당 임원 등 주요 임원들이 모여서 탄핵 표결 진행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검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손님 관리 및 영업 안정화 △환율 변동에 따른 관리 방안 △유동성 및 연말 각종 비율 관리 등 예상되는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주요 계열사의 재무 및 리스크 담당 임원은 매주 두 번, 리스크 상황 점검과 대책 수립을 위한 회의체를 지난 4일부터 실시ㆍ운영을 시작했다"면서 "이 회의 기구는 종래의 위기상황협의회를 확대해, 그룹 전반의 리스크를 통제하고 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16일 오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주재로 금융 시장 안정 및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한 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매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작성되는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와 현재 외화유동성 비율 등을 토대로 금융시장 안정 및 혼란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앞서 탄핵안 표결 전인 13일에도 임 회장은 그룹 경영협의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임 회장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객 불편이 없도록 시장 모니터링 등 기민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KB금융도 오후 3시 대책회의를 열고 자체적인 비즈니스 영향을 점검했다. 추가적으로 금융 취약계층 지원 방안과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자로서 역할 등을 논의했다. KB금융은 비상계엄 직후 가동했던 비상대층 체계를 상시 가동 중이며, 주말에도 평일과 동일하게 비상대응반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정치상황에 따른 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 변동성 대응을 위해 원화·외화 자금시장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전 계열사의 유동성 비율도 일일히 모니터링중이다. 원ㆍ달러 환율 10원 등락이 CET1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2bp수준으로 규제 비율 대비 건전하게 자본비율을 관리 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유동성 부분에 있어 아직까지 전 계열사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대외신인도 제고 등을 위해서도 글로벌 투자자 대상 서한을 발송하고 그룹 및 일대일 미팅에 나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협금융 역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소관 부서별로 △금리·환율·주가 등 주요지표 모니터링 △유동성과 여수신 현황 점검 △국내외 언론과 대외기관 동향 파악 등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일단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탄핵안 통과가 주말에 이뤄지면서 증시·환율에 미칠 영향도 제한될 것이라고 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찌됐든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정치 불안에 따른 신인도 하락 우려 자체가 완화되는 분위기"이라며 "환율도 어느정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 정책 동력 약화와 기업 투자심리 저하 등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면서 "당분간 비상체제를 유지하며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문선영 기자 (m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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