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전후로 진행된 4대 금융지주 긴급회의/그래픽=임종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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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회장이 탄핵안 가결을 전후로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강조했다. 은행권에서는 탄핵안 가결에 따른 환율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그룹사 주요 임원을 모아 탄핵안 의결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양 회장은 금융시장 유동성이 우려되는 만큼 유동성 공급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환율 급등에 따른 원화·외화 자금시장과 전 계열사의 유동성 비율 모니터링을 강화하자고 했다.
아울러 양 회장은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도 챙겼다. 경제 정책의 동력 약화와 기업의 투자심리가 저하되고, 연말 송년회가 취소되는 등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소홀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탄핵안 가결 직후인 지난 14일 오후 6시 그룹위기관리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진 회장을 비롯해 전략부문장과 재무부분장, 운영부문장, 소비자보호부문장 및 리스크관리파트장, 감사파트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계엄 직후인 지난 4일과 1차 탄핵안 표결이 이뤄졌던 7일에 이어 세 번째 긴급회의다.
이날 진 회장은 "해외 투자자들의 문의와 우려에 대해서는 그룹 유관부서간 긴밀히 소통해 입체적으로 대응해달라"며 "유동성 리스크를 포함한 리스크 전반에 관한 위기 판단은 현 상태를 유지하되, 시장과 그룹의 상황에 관해 주의력을 잃지 않고 면밀히 모니터링을 지속하자"고 했다.
하나금융도 전날 오후 2시부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 전략담당 임원 등 주요 임원이 모여 탄핵 이후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함 회장은 손님 관리와 영업 안정화, 환율 변동에 따른 관리 방안, 유동성과 연말 각종 비율 등 리스크에 대한 충실한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3일 그룹 주요 임원이 모이는 경영협의회를 진행했다. 이날 임 회장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객 불편이 없도록 모니터링을 포함해 기민하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임 회장은 오는 16일 오전 8시 임원회의를 재차 개최하고 외화유동성과 건전성, 밸류업(기업가치제고) 계획에 관한 모니터링을 이어갈 예정이다.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임종철 |
금융권에서는 가장 주의깊게 보는 부분은 환율의 움직임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에 영향을 줘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한다. 이는 건전성 지표인 CET1(보통주자본)비율에 영향을 줘 배당여력이 줄어들고 당기순이익 감소로도 이어진다.
시장에서는 이번 탄핵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으나 한동안 환율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 시중은행 외환부서 관계자는 "내년 탄핵안 결과와 이어질 수 있는 대선 등 이벤트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돼 1400원대로 상단을 열여둬야 한다"라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1300원대 후반까지는 내려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대형금융지주 관계자는 "환율이 현재 수준을 상회하더라도 그룹의 재무안정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자금의 해외 이탈 폭도 크지 않고 대외신인도 또한 안정적인 수준으로 인정받는 상황에서 대내외 기류 변화를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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