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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4시간 동안 뭐했나'…훈련 중 숨진 일병, 지휘관 과실 여부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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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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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강원 홍천군 산악지대에서 훈련 중 굴러떨어져 숨진 육군 일병 사건과 관련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지휘관 등이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6일부터 A중사와 B하사, 이들로부터 현장 보고를 받은 C소대장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홍천군 아미산 경사로에서 굴러떨어져 크게 다친 D일병(20)에게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유족 측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8시쯤 통신병이던 D일병은 '무전병 3명은 내려오라'는 방송을 듣고 통신장비를 차량에 실어 A중사와 B하사, 운전병, 상병 등 4명과 함께 훈련 장소인 아미산으로 향했다.

당시 A중사는 '차에서 확인할 게 있다'며 대원들만 올려보냈고, 운전병이 A중사 대신 12㎏ 장비를 메고 산에 올랐다. B하사는 12㎏, 상병은 14.5㎏, D일병은 25.16㎏ 장비를 각각 멨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예정에 없던 훈련을 해 전투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있던 운전병이 오전 11시5분쯤 다리를 접질려 D일병이 운전병이 들고 있던 장비까지 짊어진 사실과 훈련에 참여해야 했던 A중사는 차에서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D일병은 자신의 장비와 운전병의 장비를 번갈아 올려다 놓는 방법으로 산을 오르던 중 사고를 당했다.

운전병이 D일병을 마지막으로 본 시간은 낮 12시29분쯤이었다. D일병이 산에 올라오지 않는 것을 인지한 인원들은 오후 2시29분쯤 산 중턱에서 추락한 D일병을 발견했다.

당시 훈련 인원들은 부대 보고 등 조치로 27분이 지난 오후 2시56분쯤 119에 구조 신고했다. 소방헬기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D일병은 오후 6시29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유족 측은 지난 2일 군인아들부모님카페(군화모)에 올린 호소문에서 "산이 험해 지상 구조가 되지 않는 걸 알면서도 의무 군대 종합센터에는 1시간 뒤에 신고했다"며 "신고 이후 1시간 52분 뒤 군(헬)기가 도착했으나 아들을 싣고 이륙하는 데 실패해 다시 돌아갔다. 다시 소방헬기를 요청하고 기다리던 중 심정지가 왔다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미 오후 4시 51분쯤 아들이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군 당국은 부모에게 '훈련 중 굴러 다리를 다쳤다'고만 했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퇴근하고 아들이 신을 실내화와 짐을 챙겨 출발했는데, 도착했을 때는 차갑게 식은 상태였다"고 했다.

유족 측은 "발견부터 사망까지 4시간의 공백, 구조가 지연됐던 이유를 밝혀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라며 "그동안 아들은 어디에 이송되지도 못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냉동고에 안치한 상태다. 정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군단 측은 "신성한 병역 의무를 수행하던 중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현재 군과 수사기관에서 후송 과정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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