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6 (월)

한은 "경제심리 위축 조짐… 여야정, 추경 서둘러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민 경제심리 2년만에 최저"
이 총재도 "확장재정 불가피"
이재명 대표 "신속 논의 필요"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15일 여야정 합의하에 추가경정예산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탄핵 국면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배경에 여야 합의에 따른 충분한 재정 집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대로 제시된 상황에서 예산안이 당초 정부가 제시한 규모보다 감액된 만큼 신속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은은 추경 등 주요 경제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함으로써 대외에 우리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모습을 빨리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정치 상황의 전개 과정에서 갈등이 길어질 경우 대내외 요인이 중첩돼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권도 추경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것은 정부 재정 역할 축소에 따른 소비침체"라며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사진)도 지난 10일 야당 의원들을 만나 "확장적 재정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큰 틀에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에 따르면 대외여건뿐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실물경제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일별 뉴스심리지수(NSI)는 83.2로 크게 하락, 지난 2022년 12월(82.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NSI가 경제심리지표에 1~2개월 선행하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주요 실물 경제지표가 부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카드 사용액도 11월에 회복 흐름을 나타냈으나 12월 들어 증가세가 주춤한 상태다.

한은이 과거 두 차례 탄핵 국면(노무현 전 대통령 2004년 3~5월, 박근혜 전 대통령 2016년 12월~2017년 3월)을 분석했을 때도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탄핵안이 가결된 분기를 중심으로 일시적으로 둔화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소비심리 개선이 빠르게 이어지면서 전체 성장률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과거 탄핵 국면 시 경제정책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된 채로 집행돼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가 유지된 결과다. 2004년의 경우 반기 재정집행 실적이 87조5000억원(연간계획의 55.0%)으로 당초 목표(87조2000억원)를 초과했다. 2016년에는 그해 12월 정치갈등 중에도 여야 합의로 차기 예산안이 통과됐고, 이듬해 2월 중장기 투자 활성화 대책 및 내수 활성화 방안이 마련된 바 있다.

문제는 내년 예산안이다. 지난 10일 국회는 정부 원안(677조4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 삭감된 673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는 내년 경제성장률의 하방 압력을 고려할 때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어려운 규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1.7%로 제시하며 당초 전망치보다 0.5%p 낮췄다. 해외 전망도 비슷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세계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지난달 말 기준 1.8%에 그쳐 한 달 새 평균 0.2%p 하락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