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출범 닷새만에 '정점' 조준…탄핵안 가결보다도 빨리 통보
김용현 구속영장 발부 계기 된 듯…소환 불응시 체포 시도 가능성
검찰, 윤대통령 직접 겨냥…'내란 수괴' 수사 불가피(CG) |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권희원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곧바로 소환 통보를 하며 칼끝을 겨눴다.
윤 대통령이 15일 1차 출석요구에는 불응한 가운데 검찰은 2차 소환 요청 방침을 밝히면서 거듭 불응 시 체포 수순으로 넘어갈 수 있음을 압박했다.
국회에서 지난 14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만큼 윤 대통령이 2차 소환에도 응하지 않으면 추가로 '최후통첩'을 하거나 검찰이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관례적으로 3차례 정도 출석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는 사례가 많았다. 이번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과 수사의 시급성 등을 고려할 때 2차 통보에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바로 다음 수순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에 따르면, 검찰이 이날 윤 대통령에게 출석할 것을 통보한 때는 지난 11일이다.
특수본이 꾸려진 6일부터 계산하면 닷새 만에 의혹의 정점까지 수사망을 뻗어갔다.
특수본이 지난 8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처음 조사한 뒤 10일 밤 12시 가까이에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검찰은 김 전 장관 조사만으로도 윤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특히 법원에서 윤 대통령과 공모 관계를 적시한 김 전 장관의 영장 혐의사실이 소명된다고 본 것이 소환 방침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으로 검찰청법에 명시되지 않은 내란죄에 대해 경찰 수사 범죄의 관련 범죄로 봐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도 조기 소환 방침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또 다른 관여자에 대한 진술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담화, 국회와 정당 등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를 규정한 계엄 포고령 발표, 방송으로 생중계된 계엄군의 국회 투입 상황 등 드러난 사실만으로 윤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적용할 정황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검찰의 출석 통보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보다도 더 빨랐다. 출석 요구 당시에는 국회에서 한차례 탄핵안이 부결된 상태였는데도 직무정지 여부와 무관하게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검찰은 16일께 윤 대통령에 2차 출석을 통보한다는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2차 출석요구까지 불응하는 경우 검찰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시도하고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타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불응할 때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
현재 윤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된 상황이라 2차 출석요구에는 응할지, 거부한다면 어떤 사유를 제시할지 관심거리다.
검찰이 이날 출석 통보 및 불응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윤 대통령에게 출석을 압박하는 동시에 향후 체포를 염두에 둔 '명분 쌓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김용현 전 장관의 사례처럼 검찰이 영장 없이 긴급체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선 조심스레 제기된다.
다만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긴급체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고, 그 경우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서는 것과 사실상 효과가 같다는 점을 포함해 여러 요건과 상황을 두루 고려할 때 긴급체포를 택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에 긴급을 요해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체포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수사는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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