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JYP·YG 레이블 콘서트처럼 같은 소속 클래식 연주자 한자리에
지난 14일 예술의전당에서 클래식 합동 공연 ‘아미고’가 열렸다. 클래식 기타·색소폰·하모니카까지 평소 보기 힘들었던 악기들이 총출동했다. /뮤직앤아트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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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밤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클래식 기타(박규희·박지형)와 색소폰(브랜든 최), 하모니카(박종성) 등 평소 클래식 무대에서 접하기 힘든 악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클래식 기타 요정’으로 불리는 기타리스트 박규희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곡들을 기타로 편곡해서 들려줬다. 하모니카 연주자 박종성과 색소폰 연주자 브랜든 최는 피아노·비올라·첼로 등과 6중주를 펼쳤다.
이날 음악회는 같은 소속사(뮤직앤아트컴퍼니)의 클래식 연주자들이 주축을 이룬 ‘합동 공연’이었다. 공연 명칭도 스페인어로 친구라는 뜻의 ‘아미고’라고 붙였다. 마지막에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김송현이 피아노 한 대에 나란히 앉고, 피아니스트 조영훈은 피아노 대신 트라이앵글을 들고 9중주의 진풍경을 선보였다.
클래식 음악계에도 ‘합동 공연’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본래 합동 공연은 K팝에서 소속사가 같은 가수들이 참여하는 SM타운 라이브·JYP네이션·YG 패밀리 같은 ‘레이블 콘서트’에서 비롯했다. 이 현상이 클래식으로도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김보경 뮤직앤아트컴퍼니 대표는 “코로나 당시 연주자들의 무대가 줄어 초기에는 소규모 살롱 음악회로 시작했다가 2022년 합동 콘서트를 처음 열었다”면서 “매년 연주자들의 프로젝트를 격의 없이 소개하는 앙코르 같은 무대”라고 말했다.
K팝과 마찬가지로 클래식에서도 ‘합동 공연’은 장점이 적지 않다. 소속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아티스트들의 협업을 강화하며, 연주자에 대한 충성도를 뜻하는 팬덤의 확산도 기대할 수 있다. 클래식에서는 주로 한 해를 결산하는 연말에 ‘합동 콘서트’가 쏟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공연 기획사 크레디아는 한국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양인모·장유진(바이올린), 문태국(첼로), 김한·김길우(클라리넷) 등이 참여하는 합동 공연인 ‘스타즈 온 스테이지’로 전국 투어를 벌인다. 2018년 유명 연주자들의 실내악 무대로 시작해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20일 부천시민회관, 21일 김해서부문화센터, 22일 인천중구문화회관, 27일 부산시민회관,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등 다섯 도시로 이어진다. 김혜성 크레디아 본부장은 “평소 모이기 힘들었던 연주자들의 ‘깜짝 협연’ 같은 다양한 무대를 기획할 수 있다. K팝에서 한 아이돌 그룹의 팬이 되면 같은 소속사의 다른 그룹에도 자연스럽게 호감이 커지듯이, 클래식에서도 비슷한 확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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