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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AI 교과서 시대... 대치동은 지금 ‘피처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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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피처폰. /KT


“전화랑 문자만 되는 휴대폰 있을까요?

서울 강남구 거주 학부모 A씨는 휴대폰을 사달라고 조르는 고등학교 2학년생 아들과 1년 넘게 씨름을 하다가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피처폰(구형 휴대폰)을 구해 사줬다. A씨는 “아들이 스마트폰에 빠지면 수능을 망칠 것 같아 피처폰으로 가까스로 합의했다”고 했다.

‘구시대 유물’이었던 피처폰이 대치동 등에서 각광 받고 있다. 피처폰은 2010년대 스마트폰 본격 보급 전까지 사용하던 휴대전화다. 3G(3세대 이동통신)를 사용하지만 성능이 떨어져 소셜미디어 사용이나 유튜브 시청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전화·문자로 부모·친구와의 기본적 의사소통은 가능하기에 학부모와 수험생이 피처폰으로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전체 휴대폰 회선 5600만 개 중 피처폰은 100만여 개(약 1.8%)다. 과거엔 스마트폰 사용을 어려워하는 노년층이나, 피처폰 해킹이 어렵다는 장점 때문에 보안 업계에서 피처폰을 주로 사용했다. 수험생들은 피처폰을 ‘공부의 신(神)’이 쓴다는 의미를 담아 ‘공신폰’이라고도 부른다.

2010년대에 주요 업체에서 생산을 중단한 전자사전도 같은 이유로 뒤늦게 인기를 끌고 있다. 본지 기자가 15일 찾은 용산 전자상가에선 전자사전을 판매 중이었다. 상인 김모(50)씨는 “학부모들이 자녀 공부용으로 많이 사간다”고 했다. 현재 한국에선 대만에서 생산된 전자사전이 유통되고 있다. 업체 측은 “월 1000대씩 사전이 팔리고 있다”고 했다.

일선 학교에선 AI 교과서 도입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사용을 위한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에서는 그냥 아날로그로 수업하면 안 되겠느냐”고 불만을 나타낸다.

[구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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