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7일부터 사흘 간 글로벌 전략회의
'환율' 촉각…트럼프 출범+정국 불안 겹쳐
"외부 변수 커 투자도 보수적 접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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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사태 이후 비상 대응 태세를 강화했던 국내 대기업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내년 경영 계획 구상에 몰입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 가결로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내년 조기 대선 성사 여부 등 변수가 여전한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주요 기업은 윤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이후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내년도 경영 계획 수립에 전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7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정치적 변수로 인한 경영환경 변화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사업 부문과 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도 사업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의지만 업계에서는 탄핵 정국 속 경제·경영환경 변화를 보다 면밀하게 점검하며 투자계획 등 사업전략을 수정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주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주재로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올해 사업 성과와 내년도 계획을 점검했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협의회를 열고 올해 사업 성과 및 내년도 경영 과제를 논의했다.
특히 탄핵 정국이 내년 경영 계획을 짜는 시기와 맞물린 만큼 기업들은 더욱 면밀하게 상황을 살피며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내년 경영 계획을 세우는 시기인데 시국이 불안정하다 보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외부 변수가 크다 보니 투자를 과감히 하기보다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등 다소 위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환율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강달러 기조가 강화된 데다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정국 불안까지 겹치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달러당 1396.50원이었던 환율은 13일 1436.20원까지 급등했다.
고환율 고착화는 항공‧철강 등 환율 변동이 매출과 이익 규모를 좌우하는 업종에게 치명적이다. 유류비와 항공기 임차료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 업계는 외환시장의 추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등 환율 변동이 재무와 영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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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칠 파급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조금 축소·관세부과 등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예고해 당장 삼성전자 등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국정 공백으로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기 어려워져서다.
정치적 사태로 한국의 대외 신인도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청사진도 빠르게 뒤바뀌면서 국내 산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은 매출에 영향을 받으면 한국에서의 사업 계획을 빠르게 바꿀 수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계는 정국이 안정되는 대로 여야가 이견이 없는 '무쟁점 법안'의 조속한 입법도 바라고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 10월 건의한 경제 분야 입법 과제 23개 중 여야 모두가 공통으로 법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국가기간전력망 확충특별법, 인공지능(AI) 기본법, 반도체 특별법 등 총 12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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