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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가'에 점 찍고, '가부' 적고‥무효표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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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눈길을 끈 건 평소보다 많았던 기권·무효 11표였습니다.

복잡한 심정이 표출된 거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2차 투표가 끝난 뒤, 감표위원으로 지정된 국회의원 8명이 동료 의원들의 표를 확인합니다.

[우원식/국회의장]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국민의힘 이탈표 12표와 함께 주목을 끈 건 무더기로 나온 기권·무효 11표였습니다.

전자투표와 달리 기표소에 가서 투표용지에 직접 글씨를 쓰는 무기명 투표의 경우, 찬성할 때는 한글이나 한자로 '가'자만, 반대면 '부'자만 써야 합니다.

감표위원은 글씨들을 한 장 한 장 확인하는데, 3장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아 기권으로 처리됐습니다.

무효표 8장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가'와 '부'를 합쳐 '가부'라고 적은 표가 2장 나왔습니다.

'가'를 써놓고 마침표나 큰 점을 그려 넣어 무표로 처리된 용지도 2장, 한자 '부'자에 여러 획을 더 넣어 알 수 없는 한자를 쓴 표도 있었습니다.

무효가 될 걸 알면서도 일부러 무효표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 감표위원은 "기권이 아닌 이런 무효표는 또 하나의 의사표시"라며 "의원들이 고심한 흔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기권'이라고 쓴 3장도 무효 처리됐는데, 아무것도 안 쓴 실제 기권표 3장을 더하면 6명이 기권 의사를 나타낸 셈입니다.

평소보다 훨씬 많았던 무더기 기권·무효표는 국민의 여론과 당론 사이 갈등의 결과물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입장이 곤란하면 기권이나 무효표를 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건 탄핵 찬성표 200백 표였습니다.

아무리 투표용지에 고심한 흔적을 남겼다 해도, 국민이 맡긴 한 표를 결국 윤 대통령 탄핵을 막는 데 쓴 셈입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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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수 기자(g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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