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자촌·학교·병원 피해…밀입국자 많아 정확한 피해집계 어려워
EU 집행위원장 "지원 제공 준비 됐다"…교황도 "마요트 위해 기도"
15일(현지시간) 인도양 프랑스령 마요트섬 마무주에서 주민들이 사이클론 치도가 휩쓸고 지나간 피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2024.12.15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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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사이클론 치도가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 사이에 있는 프랑스령 마요트섬을 통과하면서 적어도 수백 명, 많으면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프랑수아 그자비에 비유빌 마요트 총독은 마요트 라 프리미어 방송사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확실히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어쩌면 1000명에서 수천 명에 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 주민이 무슬림이고 전통적으로 사망자를 24시간 내에 매장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집계에 도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요트 수도 마무주 시장도 병원에 있는 9명이 위독한 상태고 246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학교가 피해를 입었고 집들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폭풍이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고 현지의 처참한 피해 상황을 묘사했다.
브뤼노 르타이오 프랑스 내무부 장관도 14일 판자촌의 임시 주택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마요트에 약 10만 명의 밀입국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은 훨씬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직 간호사인 우센니 발라하치는 밀입국자 일부가 "마요트에서 쫓아내기 위한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감히 밖으로 나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태풍을 피하기 너무 늦었다는 점을 깨달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32만 명의 마요트 주민들은 14일 시속 226㎞의 돌풍을 동반한 치도가 접근하면서 대피 명령을 받았다. 치도로 인해 전봇대가 쓰러지고, 나무가 뿌리째 뽑혀 나갔으며,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거주하는 판자촌이 큰 피해를 입었다.
현지 주민인 이브라힘은 본섬을 가로질러 가는 길에 도로가 막힌 것을 스스로 뚫고 지나갔다며 그 광경이 "종말론적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 사이클론으로 인해 약 170만 명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6일까지 이웃 국가 말라위에도 상당한 양의 비를 쏟아부을 수 있고 이로 인해 돌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짐바브웨, 잠비아에서도 폭우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피해가 커지면서 프랑스 당국과 국제 사회는 서둘러 마요트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르타이오 장관실은 이미 섬에 배치된 110명의 병력과 소방대원을 지원하기 위해 160명의 인력과 함께 16일 마요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다가스카르 동쪽에 있는 프랑스령 레위니옹 당국도 3톤의 의료용품, 수혈용 혈액, 17명의 의료진을 태운 비행기가 마요트에 착륙했으며 군용기 2대가 더 파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 순찰선도 레위니옹을 출발해 마요트로 전력 공급업체인 EDF를 포함한 인력과 장비를 수송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프랑스에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15일 프랑스령 지중해 섬 코르시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마요트 주민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마요트 주민들을 돕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니세프도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인력을 모잠비크에 파견했다. 유니세프는 성명을 통해 "많은 가정, 학교, 보건 시설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파괴되었다"며 "필수적인 기본 서비스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요트를 통과한 치도는 15일 아침 모잠비크 동북부 연안 도시 펨바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지점에 상륙했다. 전문가들은 치도가 기후 변화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중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프랑스 기상국 소속의 기상학자 프랑수아 구랑은 이번 사이클론이 따뜻해진 인도양 해수 때문에 더 강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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