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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의를 하던 중 잠시 문을 열어 장동혁 등 의원들을 배웅하고 있다. 2024.12.11.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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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사퇴 이유에 대해 "(지난 14일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찬성을 막을 순 없었을 수도 있지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는 한동훈 대표께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저와 한 대표는 생각이 달랐다"고 밝혔다.
장 전 최고위원은 1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문고리가 부서지고 빗장이 풀려서 (탄핵소추안 가결을) 막을 수 없을 때는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 지도부가 나서서 문 열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대표적 친한동훈계로 한 대표가 당선된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수석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장 전 최고위원은 당초 탄핵안이 가결되면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가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힌 대통령 담화문 발표 후 상황이 바뀌었다며 다시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그는 결국 탄핵안 가결 후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 중 가장 먼저 사퇴 입장을 밝히고 연이어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사퇴해 한동훈 지도부가 무너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장 전 최고위원은 사퇴를 결정한 데 대해 "탄핵 못 막으면 사퇴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라며 "(막판엔 탄핵안에 대해) 한 대표와 생각이 달랐다"고 했다.
그는 "광화문에서 우리가 어려울 때 당을 지켜왔던 많은 사람들은 탄핵을 반대하는 분들도 있다. 그 분들도 국민"이라며 "탄핵을 반대하는 게 계엄을 잘했다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잘했다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은 어려울 때도 당을 지켜왔고 우리 집이 무너지고 천막도 칠 수 없어 길거리에 나앉아서 비바람 맞을 때도 같이 맞아줄 분들"이라며 "그분들의 마음도 살펴야 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장동혁 최고위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를 기다리며 두손을 모으고 있다. 2024.12.14/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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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적어도 지도부는 (탄핵 찬성 여론이) 밀려오면 막다 쓰려져서 밟고 지나가면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달려오니까 미리 양쪽으로 문 열어주며 어서 가십시오 할 필욘 없다"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그건 (한 대표와 관련해) 단순히 아쉬운 부분이 아니라 엄청 중요한 부분"이라며 "전 1년간 한동훈 대표 옆에서 충분히 설득했다. 대표 되시고 나서도 그 전제 하에서 여러 말씀을 드렸고 (탄핵안 표결 전날인) 금요일 저녁까지도 제가 생각하는 모든 걸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이 어려울 때 지켜왔던 그분들의 마음을 헤어리는 조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것(탄핵소추안)까지는 막아내든지, 대통령이 그렇게 담화를 했더라도 대통령이 생각하는 자진사퇴 시점은 언제인지 협의하고, 더 좋은 방법은 뭔지 논의하는 그런 과정을 쌓아가는 것이 힘들 때 당을 지켜왔던 분들의 마음도 살피면서 가는 정치"라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당은 그분들의 마음을 더 무겁게 살펴야 한다. 저도 계엄 해제하러 들어갔던 18명 중 1명"이라며 "조기퇴진 로드맵을 발표하려면 적어도 미리 대통령실하고 협의도 하고 안 되면 좀 더 조율하는 시간을 가져야지 일방적으로 2~3월 하야, 4~5월 대선 발표한 뒤 어떤 것도 없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끝까지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탄핵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8명 중 1명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제가 의총에서 계속 얘기했듯 죽을 땐 죽더라도 씨감자는 남겨야 되지 않겠나"라며 "지금 씨감자는 그 (당을 끝까지 지켜온) 20~25%(의 국민) 아닌가"라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그분들은 대통령이 잘못했어도 탄핵이란 방법은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 그럼 다른 방법을 위해 더 고민하고 노력하고 설득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오른쪽), 김형동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일인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2024.12.14/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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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당의 대통령이 두 번 연속 탄핵되면 우리 정당의 운명은 어떻게 되겠나"라며 "탄핵이 결국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우리 당을 분열시키고 당원들을 분열시키고 계엄 이후 후폭풍을 수습할 시간도 갖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인데, 저는 그게 유일한 방법이라곤 생각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데 대해 "우리가 그동안 잘못해서 이렇게 된 것이다. 누구 하나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그렇다면 이런 참담한 상황이 왔을 때 그에 따른 책임도 있는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그는 한 대표가 이날 본인의 거취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여는 데 대해선 "듣거나 의논한 게 없다"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압도적 민심과 당심으로 당선됐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며 "근데 어떤 결정을 혼자 해놓고 내가 63%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왜? 하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당심과 민심에 있다. 당 지도부는 당심을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고 그게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 대표가 향후 대권주자로 돌아올지에 대해선 "한 대표가 보여준 작은 몸짓 하나 손짓 하나 단어 하나가 당원들의 마음에 맞았다면 언제든지 다시 부를 것이고 다시 돌아올 필욘 있다"며 "(한 대표가) 오늘 어떤 입장과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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