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탄핵 가결 이틀만에 전격 사퇴
윤한 갈등 심화…계파 간 갈등도 누적
“비대위 지체없이 진행”…임명 절차 시동
‘조기대선형’ 김무성…‘안정형’ 중진도 하마평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의원총회장에서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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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김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대표직을 사퇴했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이틀 만이자, 7·23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한 대표와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 5인이 앞서 총사퇴한 상태로, 2020년 9월 국민의힘 간판을 단 뒤 ‘여섯 번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맞을 위기에 놓였다.
당 내부에서는 탄핵 정국을 수습하고 나아가 조기대선을 이끌 차기 비대위원장에 대한 물밑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다. 당 차원의 공식 논의가 이뤄지기 전이지만, 지도부 체제 전환이 불가피한 만큼 당 내 중진의원들과 당대표 및 대선 경험이 있는 원외 인사들,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체제까지 다양한 구상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당대표로서 정상적인 임무수행이 불가능해졌다”라며 사의를 밝혔다. 표면적으로 한 대표는 지난 14일 탄핵안 가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지만, 그 아래에는 국민의힘에서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12표의 이탈표 등 당 분열의 대한 책임도 작용했다. 한동훈 비대위 시절부터 이어진 윤한 갈등에 대한 반감, 임기 동안 심화한 친윤(친윤석열)·친한 계파 갈등이 누적되면서 당 장악 실패로 인한 상처와 사퇴로 이어졌다. 한 대표는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분들을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탄핵 찬성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만나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지난해 12월29일 한동훈 비대위로 정계에 정식 입문한 지 1년 만의 퇴장이다.
한 대표는 14일 “직무 수행을 계속할 것”이라며 탄핵안 통과 직후 자신에게 제기된 사퇴 요구를 일축했으나, ‘반전’을 노리기 힘든 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사의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14일 탄핵안 통과 직후 의원총회에서 친윤계 김민전·김재원·인요한 최고위원은 물론 친한계 장동혁·진종오 의원도 끝내 등을 돌리면서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됐다. 친한계 일각에서 ‘당헌·당규상 당대표의 궐위가 아니다’ ‘비대위원장 임명권은 여전히 당대표에게 있다’ 등 주장이 나왔지만 끝내 사퇴를 결정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진종오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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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친윤계와 중진그룹이 장악한 당 내부 분위기도 작용했다. 국민의힘 당헌은 선출직 최고위원이 4인 이상 사퇴한 경우 자동으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도록 한다. 당대표 권한대행이 비대위 설치 여부를 결정하고 지체 없이 전국위원회의 추인을 받아야 한다. 전국위 의장인 이헌승 의원(부산진구을·초선)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 설치를 위한 절차를 지체없이 진행하겠다”며 사실상 비대위 체제 전환에 못을 박았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당헌에 따라 이르면 오늘 바로 전국위를 소집할 수 있다. 당직자들의 유권해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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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의 사퇴로 차기 비대위원장 논의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 내에선 원외의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부터 주호영·권영세·김기현·나경원 등이 거론된다. 김무성 전 대표는 유승민·이준석 의원 등 비윤계 보수 대권 주자를 아우르고 표를 결집할 ‘조기대선형’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보수의 대권주자들을 한군데 모으기에도 무게감이 있고, 대선을 몇 차례 치른 경험이 있는 괜찮은 카드”라고 말했다.
권영세·나경원 의원은 내에서 탄핵 정국을 수습하고 당을 재정비할 5선 중진 후보군으로 묶인다. 외부에서 영입된 한 대표로 당 내홍이 격화한 만큼, 이번에는 당 내부 인사가 책임지고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은 새로운 카드를 내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백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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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과거 국회부의장과 비대위원장을 동시에 지냈다는 점에서 현 국회부의장인 주호영 의원도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들었다. 원외 일각에서는 직전 당대표를 지닌 김기현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따.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시나리오도 있다. 권 원내대표도 당 실세로 자리잡은 5선 이상 중진 의원 중 한 명이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두 차례 당 대표 권한 및 직무대행 역할을 한 경험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제 와서 ‘친윤’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이번에는 당 내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맞다.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으로 가도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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