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계좌 빌려준 8명 불구속 입건
불법추심에 시달리다 숨진 채 발견된 A씨의 유서. YTN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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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딸을 키우던 30대 '싱글맘'이 불법 사채업자의 협박을 받다가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경찰이 해당 사채업자를 구속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16일 피해자를 상대로 불법 채권추심 행위를 한 30대 남성을 대부업법 및 채권추심법 위반 등 혐의로 전날 구속했다고 밝혔다. 불법 대부업 및 채권추심 행위에 이용된 휴대폰과 은행 계좌 등을 대여해준 8명은 전자금융거래법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유치원생 딸을 홀로 키우던 30대 여성 A씨는 사채업자들의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9월 전북 완주시의 한 펜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당초 사채업자들에게 수십만 원을 빌렸으나, 높은 이자율 탓에 한 달도 되지 않아 원리금만 1,000만 원에 이르러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업자들은 A씨 가족과 지인에게 'A씨가 미아리에서 성매매업에 종사한다' '돈을 빌리고 잠수를 탔다' 등 내용과 욕설이 담긴 문자를 수백 통 전송하며 상환을 독촉했다. 심지어 A씨 딸이 다니는 유치원에 전화해 아이를 보러 가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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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211351000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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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씨와 지인들에게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전화한 사채업자들의 통신 기록 등을 조회해 피의자를 특정한 뒤 직접 협박 메시지를 보낸 30대 남성 B씨를 구속했다. 휴대폰과 계좌 등을 대여해준 것으로 확인된 8명에 대해선 B씨와 조직적으로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인지 살펴볼 계획이다.
사채업자가 구속됐지만 경찰을 향해선 늑장 수사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피해자의 지인이 B씨의 협박 전화를 받고 곧바로 A씨가 처한 상황을 경찰에 알렸지만, 한 달여가 지나서야 정식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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