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차별화' 자산 얻었지만 '배신자' 프레임 족쇄
홍준표·오세훈 부상 속 안철수·유승민·원희룡 등도 거론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권성동 원내대표,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과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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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권 잠룡들의 행보도 관심이 쏠린다. 여권 내 차기 대권 지지율에서 여권 내 압도적 선두 주자였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지지율의 타격을 입으며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가 16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향후 대권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서 여권 인사 중 맨 앞자리를 차지한 것은 한동훈 대표로 7%를 기록했다. 이어 △홍준표(5%) △오세훈(4%) △안철수(4%) △원희룡(2%) △유승민(1%) 등도 이름을 올렸다.
여권 인사 중 멀찌감치 앞서나가던 한 대표의 지지율이 비상계엄 사태로 한 자릿수대로 추락하면서 전체적으로 여권 인사들의 지지율이 하향 평준화된 모습이다.
한 대표가 이날 사퇴했지만 여권 내 대권 주자로서 잠재력은 여전하다. 한 대표가 취임 이후 윤 대통령과 계속해서 각을 세웠고,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권 내 탄핵 움직임을 주도하는 등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분명한 자산으로 남았다.
다만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두고두고 한 대표의 족쇄가 될 전망이다. 탄핵 찬성에 대한 보수 일각의 반감과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당내 주류인 친윤과 영남·중진의원들은 윤 대통령 탄핵의 책임을 한 대표에게 물으며 사퇴를 압박한 바 있다.
여권의 대권 주자로 한 대표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한 것은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홍 시장은 탄핵 정국에서 한 대표에게 날을 세우며 탄핵 반대에 선봉에 서기도 했다. 홍 시장은 탄핵안 가결 당시 국민의힘에서 12표의 이탈표가 나오자 "이재명 2중대를 자처한 한동훈과 레밍(집단자살 습성이 있는 나그네쥐)들의 반란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며 "지역구의원들은 제명하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홍 시장의 강점은 오랜 기간 보수정당에서 스타 정치인으로서 활약해 왔다는 '보수 정통성'이다. 홍 시장이 연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용병'이라고 깎아내린 것 역시 자신의 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강성 지지층의 높은 지지와 달리 중도 확장성에선 의문부호가 달린다.
오세훈 시장 역시 강력한 여권 잠룡으로 꼽힌다. 오 시장은 당초 "더 이상의 헌정 중단 사태는 막아야 한다"며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가 2차 탄핵안 표결을 앞두곤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여야에 '책임총리제 전환'과 '비상 관리 내각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3선 시장으로서 오랜 행정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당내 지지 세력이 강하지 않고 시장의 임기가 1년여 남았다는 점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대구시장 후보가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장 수여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2022.5.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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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의 지원을 받았던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의 행보도 관심이 쏠린다. 원 전 장관은 탄핵 국면에서 "야당이 탄핵을 서두르는 배경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전당대회 이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친윤계가 장악한 당내에서 언제든 출마 요구가 있을 수 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4·10 총선 때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재명 대표와 싸워 선전한 경험이 있다.
이 외에도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 탈당하며 '배신자'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던 유 전 의원은 비슷한 맥락에서 배신자라고 비판받는 한동훈 대표를 옹호하며 "중한 죄를 저지른 대통령을 끝까지 감싸는 게 우리가 무슨 조폭인가"라고 국민의힘을 향해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안 전 의원은 이번 탄핵 국면에서 국민의힘에선 가장 먼저 탄핵 찬성을 입장을 밝히며 주목을 받았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는 무선전화번호 RDD 방식으로 피조사자를 선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은 14.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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