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동료에게 했다" vs 동료의원 "욕 먹을 짓 안 해"
"답변하던 공무원에게 욕설한 것 아니냐" 가능성 제기
광주 서구의회 전경. (광주 서구의회 제공) 2021.6.1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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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 한 기초의원이 회의 도중 욕설을 한 모습이 생방송으로 중계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의원은 동료 의원과의 갈등에 의해 욕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전후 맥락상 '공무원'에게 욕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6일 광주 서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제327회 서구의회 제2차 정례회 제5차 기획총무위원회 2025년도 본예산 예비심사가 진행됐다.
이날 고경애 의원은 문화예술국을 상대로 두 번째 순서로 질의했다. 고 의원은 정은화 문화경제국장과 이현순 문화예술과장을 상대로 풍암동에 위치한 소통테마길, 빛고을국악전수관의 노후화, 서구문화센터 운영지원에 쓰인 민간 위탁금 등에 관한 질의를 이어갔다.
소통 테마길 장소 선정에 대한 질문 후 고 의원이 "주민들에게 민원 많이 들어온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말하자 이현순 과장이 "저희도…"라고 답변하는 와중에 고경애 의원이 말을 끊고 인건비 관련으로 내용을 넘긴다.
이후 예산에 대한 답변에서도 이현순 과장이 "공공요금. 전기나 수도 요금도 인상되는 부분이 있어서…"라고 답변하는데 고경애 의장이 "32쪽을 봐달라"며 말을 끊고 다른 주제로 질의를 바꿨다. 이밖에도 고경애 의원과 이현순 과장의 질의와 답변이 급박하게 이뤄져 서로 말을 끝맺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이후 고 의원 순서가 끝나고 김수영 의원 질의 직전 논란의 발언이 나왔다.
고 의원은 "이상입니다"고 발언을 끝내면서 갑자기 누군가를 향해 "개XX가 싸가지 없이"라고 폭언을 했다.
회의를 생중계하던 카메라는 사회를 보던 김균호 기획총무위원장을 비추고 있었고 고 의원의 욕설은 음성으로만 전달됐다.
이 모습은 서구의회 인터넷 생방송으로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됐다.
고경애 광주 서구의원/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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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고 의원이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는 '대상'과 현장에 있던 다른 의원들이 느낀 대상이 다르다는 점이다.
고경애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욕설 사실을 인정하면서 "답변한 공무원이 아닌 동료의원에게 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김균호 위원장이 질의하는데 자꾸 말을 딱딱 끊어서 기분이 나빠 욕을 했다"며 "이후 김균호 의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균호 의원을 비롯한 다른 의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회기 당일 고경애 의원의 욕설 사건 전까지 김균호 의원이 말을 끊은 적이 없을뿐더러 직전까지 이현순 과장과의 대화에서 오히려 대화가 수차례 끊겼기 때문에 욕설의 대상이 동료 의원이 아닌 '공무원'이라는 것이다.
김균호 의원은 "회기 내내 말을 끊은 적이 없다"며 "답변하던 공무원한테 욕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 놓고선 위기를 모면하려고 저를 희생양 삼아 '저에게 욕을 했다'고 말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공무원 노동조합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고경애 의원과 다른 서구의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으나 고 의원이 '동료에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처벌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당사자인 이현순 과장도 노조 측에 "고경애 의원과 부딪힐 일도 없었을뿐더러 끝나고 '고생했다'고 인사까지 들었다. 저에게 욕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는 입장을 전달했기 때문.
그러나 당일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의원은 "공무원 입장에서 만일 자신한테 욕을 했다고 느낀다 한들 약자인데 어떻게 의원한테 따지고 들겠냐"며 "이현순 과장에게 욕을 해놓고 일이 커질 것 같으니 동료 의원에게 했다고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 것 같다. 전후 맥락을 따져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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