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가자 "역사책에서 보던 '호외'…신문 소장할 생각"
"종이 신문 구독 않지만 호외 신문은 역사 기록물 기능"
전문가 "호외 신문 소장 현상, 사료·축제 분위기 결과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일대에 한 시민이 윤 대통령 탄핵 가결 관련 호외를 읽고 있다. 2024.12.14. yes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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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호외'라는 단어는 소설이나 과거 역사책에서 자주 보던 말인데 직접 들어봐서 너무 신기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일대에서 열린 '탄핵 집회'에 다녀온 최우현(27)씨는 '호외'라는 말을 듣자마자 특별판 신문(호외 신문)을 챙겼다. 평소 신문을 구독하지는 않지만 호외 신문은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한 '굿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최씨는 "마치 역사의 한순간에 있었다는 실감이 들었다"며 "원래 해당 신문을 읽지는 않지만 '역사 굿즈'로 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모(27)씨도 평소에 종이 신문을 따로 읽거나 소장하지는 않지만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 지난 4일에 얻은 호외 신문만큼은 간직하려 한다.
소씨는 "요즘에는 포털을 통해 신문을 볼 수 있기에 종이 신문을 구독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렇지만 현대사에서 중요한 사건이고 언론사가 어떻게 기록을 남겼는지 궁금해서 나도 모르게 호외 신문을 구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온라인으로 뉴스를 볼 계획이긴 하지만, 계엄 관련 호외 신문은 정보가 휘발되지 않게 두고 두고 보면서 기억하게끔 하는 기록물의 기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중앙일보 강남공장에서 호외가 인쇄되고 있다. (사진=중앙일보 제공) 2024.12.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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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일대에는 호외 신문을 한 손에 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시민이 이겼다' '尹 대통령 탄핵, 직무정지' '윤 대통령 탄핵 가결' 등 1면 헤드라인을 읽다가 수사 상황·사설 등을 차례로 훑어보기도 했다.
통상 호외는 정규 신문 발행일 또는 시간 외 중대한 사건이 발생할 때 제작된다. 가령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당시 주요 신문사를 중심으로 호외가 뿌려진 바 있다.
이후엔 좀처럼 호외 신문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를 기해 호외 신문이 다수 배포되는 상황이다.
이에 집회에 참가한 '2030' 사이에서 호외 신문을 소장·인증하는 반응이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
16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엑스(X·옛 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호외를 외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겠나' 'OO신문 호외 구매하고 싶다' '호외 신문 2부 있어서 1부 나눔한다' 등 글이 이어졌다. 한 중고 사이트에는 '1만원에 호외 신문 1부 구입한다' 등 호외 신문을 구하는 문의가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호외 신문 소장 현상에 대해 역사적인 기록물을 보관하는 데 나아가 축제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물로 해석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016년과 달리 이번에는 여당의 이탈 표가 얼마나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가결 이후) 더 많은 호외 신문이 쏟아진 것 같다"며 "과거 호외가 맡은 속보 기능은 사라졌지만 호외 신문을 가지고 있다는 건 역사적인 사료나 아카이브로써 역사의 흐름을 기록하는 기록물을 소장한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포토카드, 응원봉, K팝 문화 등 최근 젊은 세대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라며 "집회에서 나타난 축제 문화 분위기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현상"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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