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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이슈 연금과 보험

지난해 3만4000명 퇴직연금 털어 집샀다…집계 이래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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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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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만3600명가량이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다.

16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년 퇴직연금 통계’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6만3783명으로 전년(4만9811명)보다 28%가량 증가했다. 인출 금액은 2조4404억600만원으로 전년(1조7429억1600만원) 대비 약 40% 늘었다. 중도인출 인원과 금액은 2019년을 정점으로 계속해서 감소하다가 4년 만에 불었다.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 가운데 53%가량인 3만3612명(1조5217억800만원)은 주택 구입 목적이었다. 해당 인원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6년(2015년도 수치) 이후 가장 많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고금리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주택 매수자 상당수가 이자율이 높은 대출 대신 퇴직연금 중도인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결과로 풀이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한국부동산원 월간 통계 기준)이 지난해 4월까지 하락하다 회복세를 나타내는 등의 현상 가운데, 퇴직연금 중도인출을 포함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의 속어) 매수세가 불어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 가운데 28%가량인 1만7555명(6158억4200만원)은 주거 임차보증금 목적이었다. 해당 인원 역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였다. 주택 임차인 일부도 고금리 현상에 따라 대출 대신 퇴직연금 중도인출을 통해 보증금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6%인 8670명(1454억5800만원)은 회생 절차 목적이었다. 전체 인원을 연령별로 나눠 보면 20대 이하는 주거 임차보증금 마련을 위해 퇴직 연금을 중도인출한 비율(약 46%)이 가장 높았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주택 구입 목적 비율이 제일 컸다.

지난해 퇴직연금 총적립금액은 381조4833억원으로 전년(334조8226억원)보다 약 14% 증가했다. 퇴직연금 도입 대상 사업장(162만5183개) 가운데 42만9345개가 도입해 도입률은 26.4%였다. 2019년 27.5%를 찍은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퇴직연금 가입 대상 근로자(1272만2191명) 가운데 674만7884명이 가입해 가입률은 53% 수준이었다. 2019년 51.5%에서 2021년 53.3%까지 지속적으로 오른 이후 53%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세액공제 혜택이 최대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늘면서 IRP 가입자 수는 321만4924명으로 전년(300만4192명)보다 7%가량 증가했다. 적립금액은 58조3587억원에서 76조3834억원으로 31%가량 늘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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