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023년 말부터 비상조치 언급”
여인형 진술 등 사전모의 ‘퍼즐’
野서 ‘계엄 비선’ 지목한 노상원
‘의원 체포조’ 투입 의혹 문상호
警, 연이틀 전·현 정보사령관 조사
계엄 동조 의혹 이상민도 소환
(왼쪽부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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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중앙지역군사법원으로부터 곽 전 사령관과 이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두 사람을 구속했다. 검찰은 이날 여 전 사령관도 구속 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3일 계엄선포 전후의 최종 그림을 상당 부분 맞춘 상태다. 곽 전 사령관 등의 신병을 추가로 확보한 검찰은 이들을 최장 20일간 조사하며 윤 대통령 소환조사 전까지 혐의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기소하려면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며, 이 비상계엄이 폭동에 해당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검찰은 다수 관계자들로부터 윤 대통령이 계엄군을 투입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을 포함해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곽 전 사령관과 이 전 사령관은 당일 국회에 휘하 부대인 특전사 예하 707특수임무단, 수방사 예하 군사경찰단, 1경비단 등을 투입했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당일 “계엄 해제를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등의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사전에 비상계엄을 모의했다는 진술이 나온 가운데, 관계자들의 공모 관계도 규명 대상이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사령관 부임 후 지난해 말 윤 대통령이 부정선거 이야기를 여러 번 꺼내며 ‘비상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계엄 선포 며칠 전부터 역시 야당의 잦은 탄핵과 예산안 처리 지연 등 시국 상황을 언급하며 비상계엄 필요성을 시사하는 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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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틀 전인 1일 김 전 장관에게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3곳, 더불어민주당 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개 지역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사령관은 언론을 통해 계엄 사태를 인지했다고 밝혔으나, 검찰은 계엄 선포 30분 전인 3일 오후 10시쯤부터 수방사 제1경비단 예하 특임 대대가 비상 소집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령관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3일 밤 10시쯤 김 전 장관으로부터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으니 부대에 복귀하라’는 지시를 받고 북한의 오물 풍선 투척, 주파수 교란행위 등과 관련한 위험이 높아져 부대 복귀를 명 받은 것이라고 생각해 부하 직원들을 급히 소집했다”며 “이를 두고 계엄 징후를 미리 알았다는 일부 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국수본)은 전날 긴급체포됐다 석방된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16일 긴급체포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연이틀 소환 조사하며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정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 사령관은 3일 계엄 선포 후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은 당시 병력이 계엄 선포 2분 뒤인 오후 10시31분 선관위에 도착해 전산 시스템 사진을 촬영한 만큼, 문 사령관이 계엄을 미리 알았거나 사전 모의를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문 사령관에 대해서는 정보사령부 산하 북파 공작부대(HID)를 국회의원 긴급 체포조로 투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박근혜정부 당시 정보사령관을 지낸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이번 계엄을 기획한 ‘비선’으로 야당이 지목한 인물이다. 경찰은 이날 조사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포함해 비상계엄을 심의한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8명에 대한 조사도 마쳤다.
한편 이번 사태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조지호 경찰청창은 건강상태가 악화해 병원에 입원했다. 국수본은 조 청장이 1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송파구 경찰병원 음압병실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올해 1월 혈액암 2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경민·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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