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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우크라 “북·러 혼성군 전사자 2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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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최소 30여명 사상” 밝혀

텔레그램에 시신 영상 등 공개도

北·우크라 교전 본격화… 언어장벽에 아군 오인 사격설도

접경 지역 쿠르스크 중심 격화

북한군 1만명 이상 전선에 배치

파병 이후 러와 언어문제 이어져

왈츠 美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트럼프, 종전 의지 강하게 드러내”

젤렌스키, 나토에 지원 요청 계획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북한군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영상과 사진 등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측근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전투가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DIU)은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군과 러시아군으로 편성된 공수부대와 해병대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치명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DIU는 “러시아 병사와 북한 병사로 구성된 전투부대의 전사자 추정치는 지금까지 2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앞서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상당수’의 북한군을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북한군 추정 시신 우크라이나군의 ‘제414 공격 드론 연대’가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 눈이 쌓여 있는 공터에 군복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시신 수십구가 나란히 놓여 있다. 영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 지역 쿠르스크를 드론으로 촬영한 것으로 시신 중에는 북한군이 포함됐다고 우크라이나군은 주장했다. 텔레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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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DIU는 텔레그램을 통해 내놓은 후속 메시지에서 “북한군이 최소 30여명 사망 또는 부상했다”며 북한군 사상자가 나온 교전 지역은 쿠르스크의 플레호보와 보로즈바, 마르티니브카 마을 등이라고 설명했다. DIU는 사상자와 별개로 쿠르스크의 쿠릴로프카 마을에서는 북한군 3명이 실종됐다고 덧붙였다. DIU는 또 이번 전투에서 발생한 북한군 병력 손실은 새 인원으로 보충됐으며 러·북 전투부대는 적극적으로 적대행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이날 보고서에서 DIU의 200명 사살 주장을 인용하며 “이는 북한군이 보병 소모전에 관여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DIU는 쿠르스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조종하는 공격용 드론이 북한군을 효과적으로 공격했다고도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제414 공격 드론 연대’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시신 수십구가 일렬로 눕혀 있는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 1분48초 분량의 영상은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다시 촬영한 것으로, 눈이 쌓여 있는 공터에 군복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시신이 나란히 놓여 있다. 채널은 시신 사이에 북한군이 포함됐다고 적었다. 다만 시신 위에는 눈이 쌓여 있어서 얼굴 등을 알아볼 수 없고, 화질 역시 선명하지 않아 사진과 영상만으로는 북한군 시신인지 판별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의 유명 군사 블로거 유리 부투소프 역시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크라이나 사령부가 확보한 영상에는 수십명의 북한군 병사들의 시신이 담겨 있다. 생포된 병사들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동북부, 러시아의 서북부 접경 지역인 쿠르스크를 중심으로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 소식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친러시아 성향 복수의 군사 블로그는 지난 13일 북한군이 쿠르스크 플요호보 마을을 습격해 우크라이나 군인 30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전한 바 있다. 군사 블로그는 북한군이 2시간 만에 지뢰밭 2㎞를 뚫고 우크라이나군 300명 정도를 사살했으나 일부 사상자가 있었다고 전했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수백㎢가 점령된 상태로, 러시아는 쿠르스크 지역 탈환을 위해 전력을 쏟아붓고 있고 북한군 1만1000명 이상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북한군을 전선에 투입하면서 전사자 등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이날 북한군이 러시아 체첸공화국의 아흐마트 특수부대 차량을 오인 사격했다고 밝혔다고 현지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애초 북한군의 오인 사격으로 러시아군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러시아군이 아닌 아흐마트 특수부대원 8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이다. 아흐마트 특수부대는 2022년 9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병사들을 파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사실상 아군을 공격했다는 주장 등이 나오는 것은 북한군 파병 초기부터 제기돼 온 언어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ISW는 “북한군은 쿠르스크에서 많은 사상자와 러시아군과의 소통 미흡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는 북·러 병력 간 협력을 방해하고 러시아군의 작전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과 북한군 사이의 통합 부족과 지속적인 소통 문제는 쿠르스크 내 러시아 군사작전에서 단기간에는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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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의 집권 2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클 왈츠 연방 하원의원은 15일 CBS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1차 세계대전 스타일의 전쟁이다. 인간에 대한 고기 분쇄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된 대학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전투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왈츠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통해 (휴전 관련) 메시지를 보내고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계속 대화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멈추고 싶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왈츠 지명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백지수표’를 언급했다”면서 “백지수표가 (종전을 위한) 전략은 아니다”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4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유럽 국가들이 더 많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럽이 돈을 안 내는데 왜 우리가 내야 하느냐”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국에 지원을 거듭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모이는 회의에 참석해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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