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이 줄었단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의 음식점 밀집 거리가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2·3 비상계엄 사태로 자영업자 2명 중 1명이 손해를 입었단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른 조사에선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이 탄핵 정국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당분간 이 같은 불경기가 이어질 거라고 내다봤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0~12일 전국 외식·숙박업자 5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외식·숙박업자의 46.9%는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전북 무주군에서 숙박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중기중앙회에 “계엄 사태 이후 취소된 예약이 40건이 넘는다”라며 “지난해 12월부터 올1월 사이엔 객실 예약이 다 찼는데, 지금은 객실 예약률이 50%밖에 안 된다”라고 말했다. 세종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8명이 예약하면 5~6명은 예약을 취소하고 2~3명 정도만 올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전국 외식·숙박업자 2명 중 1명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손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단체 예약 취소가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식당 예약관리 시스템에 예약취소 내역이 표시된 모습.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거라고 내다봤다. 조사 대상자의 40.4%는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묻는 항목에 1~2년간 지속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6개월 이내란 응답은 30.1%, 2년 이상이란 응답은 17.8%이었다. 부산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C씨는 “원래 저녁 식사를 하고 오는 2차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엔 손님이 뚝 끊겼다”라며 “매년 이때면 내년엔 더 나아질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기대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소상공인 긴급 실태조사에서도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의 피해가 확인됐다. 소공연이 지난 10~12일 전국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88.4%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줄어든 매출은 100만~300만원이 44.5%로 가장 많았고, 300만~500만원(29.1%), 500만~1000만원(14.9%) 순이었다. 연말 경기 전망을 묻는 항목엔 조사 대상자의 90.1%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전국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사진은 충남 공주시 공주산성시장에서 한 시장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신용카드 매출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첫 주(2~9일)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의 신용카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예원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 총괄은 “외식업 평균 이익률이 15%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매출이 10% 줄었을 때 이익은 더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이 같은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경우 다수 사업장이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과 정부가 경제 불확실성 해소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생산·투자 등 전반적인 지표가 모두 안 좋은 상태에서 연말 특수까지 사라져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라며 “정치권과 정부가 힘을 합쳐 경제 불안 해소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비상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