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후 첫 평일, 헌재 인근서 尹 퇴진 집회 열려
국회서 헌재로 바뀐 무대 '윤석열 탄핵' → '즉각 파면'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집회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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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이강 기자 =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지난 주말 국회에 모였던 응원봉들이 헌법재판소를 향했다.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뒤 첫 평일인 16일 저녁. 시민들은 다시 형형색색 응원봉을 들었다. 헌재를 향한 거리에는 '다시 만난 세계'가 반복해서 울려 퍼졌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인근 동십자각 일대에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다만세'를 함께 부르며 시작한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2000명이 모였다.
구호는 '윤석열 탄핵'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윤석열을 체포·구속하라", "내란 세력을 즉각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무대에 오른 비상행동 임시의장인 윤복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은 "형형색색 응원봉 물결로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내란 범죄자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시켜서 제2, 제3의 내란을 막아냈다"며 "어떤 분은 헌재의 시간이니 잠시 물러나야 된다고 말하지만, 헌재는 일반 재판과 달리 정무적 판단을 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한다. 오늘 밤 헌재를 향해 시민 대행진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번 집회에서는 지난 주말 국회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10대와 20·30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자신을 3수생이라고 밝힌 20대 여성 참가자는 "내 대입은 실패했지만, 민주주의만큼은 실패해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시위에 나왔다"며 "국회 앞에서 넘실거리는 형형색색 불빛 보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 얻었고, 다정함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 이 거리에서 빛나는 불빛들을 잊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응원봉 행렬은 이날 오후 7시 30분쯤부터 행진을 시작해 안국역 5번 출구 앞에 멈춰 헌재 방향을 향해 "윤석열 즉각 파면"을 외쳤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헌재로 진입하는 길목에 친 바리게이트를 향해 일부 참가자들이 항의하기도 했지만, 큰 충돌 없이 집회는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는 촛불행동 측이 주최한 '윤석열 체포·김건희 구속 촛불문화제'가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주최 측 추산 3000명이 참석한 집회에도 앞선 비상행동 측 집회와 비슷한 모습을 띠었다.
자신을 20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라고 밝힌 여성 참가자는 "한 달에 한두 번 외출할까 말까인데 이번 달 벌써 6일째 밖에 나와 있다"며 "소외된 자들의 깃발이 나부낄 수 있는 자리라서 헌법재판소를 향한 행진에 나왔다.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국가 폭력에 신음하는 사람 등 소외된 자들을 윤석열은 외면했다. 헌재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8시 30분쯤부터 헌재 인근 안국역 5번 출구까지 행진했다. 헌재를 향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는 구호와 함성이 이어졌고, 집회는 오후 9시 20분쯤 별다른 충돌 없이 해산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쯤에는 헌재 인근에서 보수단체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300여명은 지난 4·10 총선이 조작된 부정선거라는 사회자의 말에 "맞다", "계엄령 선포는 옳았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건희 여사 힘내라"는 구호도 빼놓지 않았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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