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통제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암 투병으로 건강 상태가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했다.

국회를 통제한 혐의로 구속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혈액암 투병에 따른 건강 상태 악화로 입원했다. 사진은 조지호 경찰청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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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찰에 따르면 조 청장은 지난 14일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송파구 경찰병원의 음압병실로 이송됐다.

조 청장은 암 치료를 거부하며 “유치장에서 나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취지로 입원을 꺼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의 건강 상태가 위험 수준에 이르면서 병원 입원이 불가피해졌다.

조 청장은 긴급체포 직후인 지난 12일에도 경찰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를 받았으나, 검사 직후 유치장으로 재수감된 바 있다. 경찰은 조 청장의 상태를 고려해 전문 치료가 가능한 외부 병원으로 전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청 훈령인 피의자 유치 및 호송 규칙을 보면, 유치인 보호 주무자는 유치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필요 시 의료시설로 이송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경찰은 이에 따라 조 청장의 병원 입원을 결정했다.

조 청장은 지난 11일 새벽 약 11시간 40분에 걸친 조사 끝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긴급체포되었으며, 13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조 청장이 비상계엄 선포 전 서울 삼청동 안전가옥(안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A4 용지 1장 분량의 지시사항을 하달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청장의 변호를 맡은 노정환 변호사는 지난 13일 입장을 통해 "조 청장이 계엄령 당일 사표를 제출하려 했으나 조직을 떠나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증언에서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미안함 때문에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던 점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봤어야 했는데 국회에서 위증한 것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며 “어떤 평가든 달게 받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직 구성원들에게도 미안함을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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