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연말 마케팅·프로모션 부담↑…'믿을맨' 떠오른 수출
"정국 혼란에 인구 감소로 수출 확대 불가피…'한국의 네슬레' 만들어야"
서울 중구 호텔스카이파크 명동 3호점 내 '너구리의 라면가게'에 라면이 진열돼 있는 모습. 2024.7.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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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파로 이미 고물가와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식품업계가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는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온 'K-푸드'를 앞세워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상황이 낫다. 삼양식품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삼양식품 수출액은 2016년 930억 원에서 지난해 8093억 원으로 9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은 9638억 원에 달한다.
장기적으로도 해외 시장 확대는 식품업계에 있어 필수적인 과제로 꼽힌다. 이를테면 내수 시장에서는 정부 정책과 소비자 여론을 고려해야 하므로 가격 인상이 어려워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해외 시장은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나 더욱 유연한 가격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지닌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국내 식품업계는 수출 확대를 주요 전략으로 삼아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라면·과자류·음료·쌀 가공식품 등 주요 품목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라면의 경우 지난 11월 전년 동기 대비 30.0% 증가한 11억 3840만 달러(약 1조 5967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과자류의 수출액 역시 16.5% 증가해 7억 570만 달러(약 9898억 원)를, 음료 수출액은 14.9% 늘어나 6억 930만 달러(약 8546억 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냉동 김밥·즉석밥·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 수출액도 39.3% 급증한 2억 7500만 달러(약 3857억 원)로 집계됐다.
결국 수출 확대는 단순히 일시적인 대안이 아니라 식품업계의 장기적인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해외 진출은 단순한 대안이 아니라 필수 전략"이라며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내수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해외 시장 중심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내수 시장은 인구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성장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출을 중심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며 "장기적으로 내수 중심에서 벗어나 수출 비중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한 방향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네슬레나 코카콜라와 같은 글로벌 식품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이러한 수출 중심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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