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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전투 마약'으로 축적한 아사드 일가 자산 17조, 어디에 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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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고급 부동산, 비엔나 부티크 호텔 등 추적에 상당 기간 소요 예상

머니투데이

13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 외곽 도우마에서 한 반군 전투원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시절 마약을 제조하던 창고에서 전기 부품에 숨겨진 암페타민 뭉치를 보여주고 있다. '캡타곤'이라는 이름의 이 마약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전투용 마약으로 알려져 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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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면서 아사드 가문이 반세기 동안 부정 축적한 수십억달러의 자산 추적이 본격화됐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로 망명함에 따라 모스크바는 물론 유럽과 기타 조세 피난처 곳곳에 숨겨둔 재산을 추적하는 데 상당 기간 소요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미 국무부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아사드 가문과 관련된 사업 및 자산의 가치는 최대 120억달러(약 17조2392억원)에 달한다. 주로 국가 독점 사업과 '하마스의 전쟁 마약'으로 불리는 캡타곤 등 마약 거래를 통해 조달됐고 국제법이 적용되지 않는 관할권에 재투자됐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고층 부동산과 비엔나 부티크 호텔, 두바이 개인 제트기 등이 포함돼있다.

아사드 가족의 자산을 파악한 전 백악관 관리 앤드류 타블러는 신문에 "반군 봉기 전 아사드 가문은 돈 세탁을 할 시간이 많았고, 항상 플랜B를 갖고 있었다. 아사드의 망명을 위해 해외 은닉자산이 잘 준비돼 있었지만 이젠 국제적으로 인권 변호사들의 자산 사냥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사드는 처남 모하마드 마클루프를 담배수입 독점 기업 책임자로 앉히고 건설 부문 일감을 몰아주는 등 자신을 대신해 자산을 불리게 하고 필요할 때 자금을 대도록 했다. 실제 마클루프는 은행 미디어 면세점 항공사 통신에도 자산을 투자, 아사드 정권의 자금 조달자가 됐고 자산가치가 100억달러에 달했다. 2011년 시라아 내전 이후에는 동생 마헤르가 지휘하는 제 4기 갑사단을 통해 중동 전역에 캡타곤을 밀수, 2020~2022년까지 연평균 약 24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시리아는 아사드 전 대통령이 12월 8일 반군의 진군을 피해 러시아로 도피하면서 54년간의 아사드 가문의 독재 통치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사드 가문의 자산을 찾아 동결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장기간에 걸친 미국의 제재로 아사드 가문이 수년간 서방 외부와 조세피난처를 통해 자산을 철저히 숨겨왔기 때문이다.

자금을 회수해도 수령 주체가 불분명하다. 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후 시리아 정부 공백은 반군이 메우려 한다. 혼란 속에 일부 시리아 국민들은 아사드의 궁전을 약탈해 가구와 예술 작품을 훔치기도 한다. 애스턴 마틴, 람보르기니 등 명품 스포츠카로 가득찬 아사드의 궁전 차고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오기도 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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