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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정상적인 시리아 될 것"…군복 벗고 이름 바꾼 반군수장의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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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언론 인터뷰 통해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 국가비전 제시

반군해체 후 정규군 편입…모든 종교 '사회계약' 통해 사회통합

테러국가 해제 촉구…"이스라엘은 공격 멈추고 제자리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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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복장을 하고 지하디스트 이름까지 버린 시리아 반군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유엔 특사와 접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시리아의 정권을 장악한 반군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42)가 시리아의 개혁 방향을 서방에 알렸다.

군복을 벗고 말끔한 양복을 걸친 채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가명 알졸라니 대신에 아흐메드 알샤라라는 본명을 쓰기 시작한 그는 서방언론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통합, 사회적 정의 복원, 정상국가 복귀 등을 과제로 들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내각 청사에서 열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국 매체 인터뷰에서 일단 시리아 헌법개정과 제도개혁 착수 계획을 밝혔다.

다만 그는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의 민주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바라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무려 13년 내전을 겪은 시리아에 혼란이 남아있고 고향을 떠나 피란하는 국민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알졸라니는 "국민적 의욕이 강하지만 지금 우리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시리아에 많은 문제가 요술봉으로 단번에 풀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더타임스와 별도 인터뷰에서 "국민 절반이 (피란을 떠나) 외국에 있고 많은 많은 이들에 대한 (신분과 거취를 입증할) 서류도 없다"며 "주변국과 튀르키예, 유럽에서 국민을 데려올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난제에 대한 현실적 고민 속에서도 내부 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알졸라니의 비전은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알졸라니는 "우리가 정의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시리아는 내전 기간에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수많은 이들이 투옥, 고문 등 사적인 처벌에 고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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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차기 정권을 이끌 것으로 유력한 반군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알졸라니는 러시아로 야반도주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끌던 기존 정권이 테러를 저질렀다며 자신들과 차별하려고 했다.

그는 "진짜 테러리스트는 사이드나야에서 사람들을 죽이고 통폭탄을 떨어뜨린 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사드 정권은 다마스쿠스 외곽 사이드나야에 있는 교도소에 정치범을 모아 세기의 흑역사로 기록될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011년 시작된 내전 기간에 사이드나야 교도소에서 최대 10만명이 죽어 나갔다고 추산한다.

아사드 정권은 화약과 파편을 가득 채운 통을 반군 지역에 수직 낙하시키는 무차별적 공격을 일삼았다. 정밀성이 전혀 없이 주택가에 마구 떨어진 통폭탄은 민간인을 대규모로 살해한 까닭에 전쟁범죄 무기로 비판받았다.

알졸라니는 사법정의 회복과 함께 사회를 통합해 공동체 정체성을 공유하는 국가 수립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시리아에 이슬람 극단주의 통치가 들어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정상적인 시리아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시리아는 개인적인 자유를 깊이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관습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졸라니는 기독교와 이슬람 분파를 비롯한 시리아 내 모든 종교와 국가가 사회 정의를 구축하기 '사회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중에 텔레그렘에 올린 글에서 "시리아는 반드시 통합을 유지해야 한다"며 "사회적 정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모든 종교와의 사회적 계약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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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너는 누구냐…서방 시선은 반신반의
온건파 아흐메드 후세인 알샤라 vs 극단주의자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 [싱크탱크 알마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방 국가들은 알졸라니의 과거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 출신이었다는 점 때문에 그가 표방하는 온건 성향에 반신반의한다.

알졸라니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1천만 달러 현상금이 걸려있고 그가 이끄는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도 미국 정부가 지정한 테러단체다.

그가 공식적으로 집권한 뒤에 아사드 정권처럼 자신의 분파를 차별화하는 법령을 만들어 소수집단을 탄압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다.

이에 맞서 알졸라니는 알카에다와 결별해 국제테러 활동에 가담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그가 지하디스트로 활동할 때 가명인 알졸라니 대신 아흐메드 알샤라라는 원래 이름을 쓰기 시작한 것도 과격한 이미지를 탈색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알졸라니는 텔레그램에 자신이 이끌던 HTS를 비롯한 반군 조직들은 해산해 국가의 법률을 따르는 시리아 정규군에 편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국제사회에 바라는 점은 시리아의 경제, 대외활동 정상화를 위한 제재 해제였다.

알졸라니는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테러국가 딱지는 아사드 정권에 더 적합한 정치적인 지정"이라며 "이제 테러국가 지정을 해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해자(아사드 정권)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도 부과되는 모든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며 "박해자는 이제 떠났고 이 문제는 협상할 의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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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리아의 대외 요구는 테러국가 제재 해제와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 및 철수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알졸라니가 시급한 현안으로 강조한 곳은 이스라엘이었다.

이스라엘은 최근 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권력 공백이 발생하자 친이란 세력을 파괴하기 위해 시리아 전역의 군사시설을 폭격했다.

나아가 이스라엘은 1964년 전쟁으로 점령한 골란고원과 시리아 사이에 있는 완충지대에 들어가 중무기로 진을 쳤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제외하고는 골란고원을 시리아 영토로 간주한다. 완충지대는 1974년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로 유엔이 감시하고 있다.

알졸라니는 반군이 이란의 후원을 받는 헤즈볼라 등 세력을 떠나도록 한 까닭에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에 이제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WSJ 인터뷰에서 "핑계는 사라졌다"며 "이스라엘이 시리아 시설을 폭격하거나 시리아 내부로 전진하는 것은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영토에 대한 점령을 확대한 이스라엘에는 국제법을 준수하라는 촉구가 뒤따랐다.

알졸라니는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1974년 합의를 확실히 지킬 것이고 유엔(유엔의 감시)에 복귀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그 누구와도 어떤 전쟁도 원하지 않고 시리아가 공격의 발판으로 사용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시리아 국민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하고 이스라엘은 폭격을 멈추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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