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7 (화)

‘돈 먹는 하마’였던 ‘강북의 발’ 우이신설선...서울시 정상화 시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시험운행 중인 우이 경전철 시험운행 중인 우이 경전철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산 위기에 몰렸던 ‘서울 제1호 경전철’ 우이신설선이 사업 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 사업자가 바뀌고, 서울시 재정 지원 방식도 달라진다.

서울시는 “12일 열린 2024년 제5회 기재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서 ‘우이신설선 신규 사업시행자 지정안 및 실시협약’이 심의를 통과했다"고 17일 밝혔다.

민투심 심의 통과한 우이신설선

중앙일보

우이신설선 재정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서울 강북구 북한산우이역에서 동대문구 신설동역을 잇는 우이신설선(11.4km)은 교통 소외 지역인 강북 일대 주요 대중교통수단이다. 2017년 9월 개통한 이래 지금까지 누적 승객 1억8000만명을 실어날랐다.

하지만 예측했던 수요 대비 수송 인원이 부족하고 무임승차 비율이 높아 적자가 쌓였다. 우이신설선 수송 인원은 예측 수요(일평균 13만명)의 절반(58%·7만5000명) 수준이며, 무임승차 비율(36.2%)은 예측치(11.6%)의 3배 이상이다(2024년 기준). 이를 운영하던 우이신설경전철㈜은 지난해까지 누적손실 2221억원을 기록하며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우이신설경전철㈜이 2018년 자본잠식에 빠지자 서울시는 2021년부터 우이신설선 사업 재구조화 논의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민간투자 시설사업기본계획을 고시하고 3월 사업자 평가를 거쳐 4월 우선협상대상자(우이신설도시철도주식회사)를 지정·완료했다.

우이신설도시철도주식회사는 우진산전과 신한자산운용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업시행법인이다. 우진산전은 기존 관리운영사인 우이신설경전철운영의 모회사이자 의정부경전철 사업시행자다. 신한자산운용은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의 재무적 출자자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출자자 모두 민자철도 운영 경험이 있다.

중앙일보

서울 강북구 지하철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에서 관계자가 태그리스 게이트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업자·사업방식 변경…연내 실시협약

중앙일보

우이신설선 개요. 그래픽=김경진 기자


이번에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실시협약의 주요 내용은 우이신설도시철도주식회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한 내용과 함께 재정지원 방식 변화 안도 담고 있다.

기존 우이신설선은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을 적용했다. BTO는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직접 건설한 뒤 정부·지자체에 소유권을 양하고 일정 기간 직접 시설을 운영하면서 이익을 거두는 사업 방식이다.

하지만 신규 사업자는 BTO-MCC(Build-Transfer-Operate-Minimum-Cost-Compensation·최소비용보전제)를 적용한다. MCC는 주무관청이 총민간투자비 원리금·대체투자비와 사업시행자의 실제 운영수입에 미달하는 관리운영비 부족분을 지원하는 사업방식이다. 서울시가 차입금·운영비 일부를 부담한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이가 있다. 9호선·용인경전철 재구조화 과정에서 적용했던 방식이다.

기존 사업자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기록한 만큼, 사업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담았다. 연 218억원이던 사업자 제안 관리운영비를 연 201억원으로 감액했다. 23년 동안 서울시 재정 부담이 517억원 감소한다는 뜻이다.

또 사업시행자의 관리운영비 관리·감독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방만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도입했다. 서울시는 5년 단위로 관리운영비를 재산정하고 사업시행자·관리운영수탁자에 대한 거래내용·실적 등 자료 요구권과 관리운영비 운용 점검을 위한 검사권(회계·법률 등)을 확보했다.

더불어 민자 경전철 최초로 성과평가를 도입해 서울형 민자철도 지표에 따라 운영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관리운영비 지급 시 반영한다. 안전성·공공성·편의성·효율성 등 서울형 민자철도 지표에 따라 매년 운영성과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다음연도 관리운영비를 조정한다.

서울시는 이달 중으로 우이신설선 신규 사업시행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2025년부터 기존·신규 사업자 간 인계인수 단계에 돌입할 계획이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우이신설선은 장기적인 운영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우이신설선이 서울 강북 일대 ‘시민의 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