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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스미레의 두 차례 우승 좌절…전문가 “준우승하면 우승도 금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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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나카무라 스미레 3단.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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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했으니 곧 우승한다.”(김만수 해설위원)



“머지않아 우승한다.”(한종진 기사회장)



일본 출신의 나카무라 스미레(15) 3단이 최근 해성 여자기성전과 하림 여자국수전 결승에서 연달아 최정 9단, 김채영 9단에게 우승컵을 내주면서 시련을 겪었다.



국내 여자기전 최고의 대회인 기성전과 국수전 결승전에 오른 것은 스미레의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좌절감도 컸다. 특히 최정과의 기성전 결승 1국 승리 뒤 2~3국에서 역전패하면서 흐름이 꺾였고, 악영향은 이어진 국수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스미레는 국수전에서 김채영에게 내리 2패를 당하면서 우승 문턱에서 멈췄다.



15살 천재 기사는 속으로 많이 울었을 것 같다. 최정과의 기성전 결승 2국에서 역전패하지 않고 이겼다면, 기세를 타고 국수전에서도 괴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사후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김만수 해설위원은 “과거의 일인자들도 다 어려운 시기를 겪은 뒤에 정상에 올랐다. 한 번에 우승할 수는 없고, 준우승을 하다 보면 곧 우승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바둑 내용을 보면 스미레가 나쁘지 않았다. 내년에는 스미레가 김은지 9단과 함께 여자바둑에 더 큰 돌풍을 몰아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 3월부터 객원기사로 한국에서 활약하는 스미레는 실력이 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래 전투력이 뛰어난 스미레는 스스로 “종반 끝내기에서 많이 늘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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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레 3단이 국내 최대상금 규모의 해성 여자기성전에서 최정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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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경에는 엄청난 실전 경험이 있다. 일본에서와 달리 스미레는 한국에서 많은 대국을 소화하고 있다. 프로기사협회리그 대국까지 포함해 스미레는 올해 132판(83승49패·승률 62.88%)을 두었다. 여자 기사 가운데 최다 대국을 치렀다. 스승인 한종진 기사회장의 도장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나가 공부하고 연구한다. 한종진 회장은 “톱 수준의 기사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천재성에 더해 노력을 많이 한다. 올해는 아쉽게 우승하지 못했지만, 머지않아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스미레의 등장은 한국 여자바둑에는 활력소가 된다. 최정은 기성전 우승 뒤 “스미레 3단은 이적 초기에 비해 엄청난 성장을 이룬 것 같다”고 칭찬했고, 김채영 오유진 조승아 등 여자바둑의 간판선수들은 대표팀 등에서 공동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바둑의 미래인 김은지 9단한테도 스미레의 존재는 큰 자극이 된다. 일본 언론도 스미레의 여자기성전 도전에 여러 명의 특파원을 파견하는 등 열띤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종진 기사회장은 “스미레가 패배의 아픔에서 벗어나 회복했다. 명랑한 성격으로 어제도, 오늘도 도장에서 오빠들하고 바둑 공부 열심히 하고 있다. 체력을 안배하고, 중요한 승부에서 침착해지면 더 강한 기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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