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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트럼프, 취임 전 일 총리 만나려는데…한국 언급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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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과 환하게 웃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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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꼭 만나고 싶다”며 공식 취임 전 회담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트럼프 당선자가 16일(현지시각) “우리는 일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대통령 당선 뒤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취임식 전에도 만날 수 있느냐’는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그들(일본 정부)이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이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을 확정하자 각종 경로를 통해 만남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 쪽이 “대통령 취임 전 다른 나라 정상과 공식 회담을 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등 이유를 들어 만남을 거부해 속을 끓여왔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자 쪽이 일본에 밝힌 입장과 달리, 당선 뒤 이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는 만남을 가진 바 있다. 또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기 하루 전에는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사저로 초청해 만찬을 가지면서 ‘전직 총리의 아내보다 이시바 총리가 만남 순서에서 밀렸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당선자가 “일본 총리에 대해 대단 존경심을 갖고 있다”거나 “이시바 총리가 회담을 원하면 나는 여기에 있다”고 말하면서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2기 정부와 대미 외교에서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실제 트럼프 당선자는 최근 일본과 조금씩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루 전, 아키에 여사를 초청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손마사요시(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함께 이 회사의 1천억 달러(143조6천억원) 규모 대미 투자계획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 뒤에는 차기 주일 미국대사에 자신의 오랜 후원자인 조지 글래스 전 포르투갈 대사를 임명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글래스를 차기 주일 미국대사로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투자은행 대표이사 출신이기도 한 글래스가 대사직에서도 비즈니스 감각을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트럼프 당선자의 집권 2기 시작을 앞두고 차기 미국 정부와 관계에 물꼬를 튼 것과 달리 한국은 트럼프 집권 2기 대미 외교에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2·3 내란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트럼프 당선자와 만남을 추진할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실제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당선 뒤 첫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총리 뿐 아니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도 “그는 내 친구였고 놀라운 사람. 코로나19 이전까지 좋았던 그와의 관계를 코로나가 끝내지 않았다”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 정부나 정상과 관련된 언급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지난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거나,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트럼프 당선자 쪽과의 ‘소통 방침’을 밝혔지만 차기 미국 정부와 실질적 채널을 마련했다는 입장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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