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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트럼프, 전기차 지원 폐지”… 현대차·배터리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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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고 지원을 대폭 줄일 전망이다. 또 미국으로 들어오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최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 온 현대차그룹과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권 인수팀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인수팀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이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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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지난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준공한 친환경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 미국법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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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팀은 이와 함께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전기차 충전소 확충 등에 투입할 예정이었던 75억달러(약 10조7700억원)의 정부 예산도 국가 방위 공급망을 포함한 다른 인프라(기반 시설)에 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기간 중 여러 차례에 걸쳐 전기차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고 내연기관차 시장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수팀의 결정이 정책에 반영되면 현대차그룹의 내년 사업 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IRA 적용에 따른 혜택을 기대하고 76억달러를 투입해 지난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인 ‘메타플랜트’를 준공했다. 이 공장은 연간 최대 40만대를 생산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 전기차 판매가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동 전략을 수정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현대차는 메타플랜트에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지난달 공개한 아이오닉9, GV70 전기차 모델 등 여러 종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메타플랜트는 라인을 조정하면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국내 노동조합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투싼 하이드리드 등은 현재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는데, 메타플랜트에서 생산하면 국내 일감이 줄어드는 것을 노조가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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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IRA 혜택을 기대하고 잇달아 미국에 현지 공장을 지었다. 지난 2022년 12월 5일(현지시간) 최재원(왼쪽) SK그룹 수석부회장과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가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블루오벌 SK 켄터키 공장 기공식에서 H빔에 서명하고 있다./SK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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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도 타격이 예상된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배터리 소재에 대해서도 관세를 물리면 소재 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여러 소재를 이용해 만드는데, 미국에 공장을 둔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상당수 소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엔에프 등이 배터리 제조사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인수팀은 배터리 소재에 관세를 부과하되, 향후 동맹국들과는 개별 협상을 진행해 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를 중국산(産) 소재 수입을 막는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동맹국과의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서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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