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에너지기본계획 초안 공개…원전사고 이후 명기한 '의존도 저감' 삭제
폐기 원전 재건설 규정도 완화…언론 "AI 보급 따른 전력수요 증가 대응"
일본 오나가와 원자력발전소 |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원자력발전 의존도를 낮춘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모두 최대한 활용한다는 문구를 담은 새로운 '에너지 기본계획' 초안을 17일 공개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이날 열린 전문가 회의에서 향후 에너지 정책 기준이 될 이 같은 방침을 제시했다.
에너지 기본계획 초안 핵심으로는 원자력발전 정책의 대전환이 꼽힌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래 명기해 온 "가능한 한 원자력발전 의존도를 저감한다"는 문구를 지웠다.
아울러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최우선으로 대응한다"는 기존 표현을 삭제했다.
그 대신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모두 "최대한 활용"한다는 문구를 포함했다.
이전에는 재생에너지를 에너지 정책에서 가장 중시했지만, 앞으로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을 모두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이번 계획 초안에 원전 재건축 관련 규정을 완화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폐기를 결정한 원전을 다시 건설할 경우 이전에는 해당 원전 부지 내에서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원전을 운영하는 전력회사가 보유한 다른 토지에 짓는 것도 허용할 계획이다.
이 방침이 확정되면 규슈전력이 사가현 겐카이 원전에서 원자로를 폐기한 만큼 가고시마현 센다이 원전에 새 원자로를 건설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방침 변경도 원자력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오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원전 축소를 추진했던 일본이 원전 확대로 유턴하는 신호로 평가된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의 원전 확대와 관련해 "이전에 계획을 수립할 때 고려하지 않았던 생성형 인공지능(AI) 보급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새 에너지 기본계획 초안에서 2040년도 전체 발전량 중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을 20% 정도로 정하고, 가동 원전 수는 약 30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40년도 발전량 점유율 목표를 재생에너지는 40∼50%, 화력발전은 30∼40%로 정했다.
2021년 정한 현재 에너지 기본계획에는 2030년도 목표가 재생에너지 36∼38%, 화력발전 41%, 원전 20∼22%로 제시돼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화력발전 점유율이 68.6%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일본 정부는 향후 의견을 공모한 뒤 내년 2월께 각의(국무회의)에서 새 에너지 기본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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