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6 (월)

가계대출 목표 넘긴 은행, DSR 한도 축소? 페널티 고민하는 당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심한 가계대출 관리" 당부에 은행에 부과할 페널티 고민하는 당국
"갑작스런 대출 절벽 없어야" 내년부턴 월·분기별 가계대출 관리

머니투데이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연간 경영계획 대비 세부실적/그래픽=이지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하반기에 엄중하게 가계대출을 관리했지만 일부 은행은 연간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내년도 평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한도 축소 등을 포함해 목표를 초과한 은행에 부과할 페널티를 고민 중이다. 최근 은행이 새해 영업을 위해 대출 빗장을 푸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특정 기간에 쏠림이 없도록 가계대출을 월·분기별로 관리할 예정이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이 연초에 세웠던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초과 규모 등 정확한 수치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하반기부터 엄격한 관리로 대출 문을 걸어 잠갔음에도 목표를 초과하게 된 것은 공격적인 대출로 총량을 잔뜩 늘려놓았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대출 실적은 연초 경영계획을 이미 훌쩍 넘었다.

경영계획 대비 대출 실적은 △우리은행 376.5% △신한은행 155.7% △국민은행 145.8% △하나은행 131.7% 순으로 높았다. 우리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2000억원으로 보수적으로 잡았기에 증가율이 특히 높게 나타났다. 당시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8월에는 통상 연간 경영 계획 대비 60~8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정한데 150%는 이를 두 배 이상 초과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올해 경영계획을 지키지 못한 은행에 페널티를 부과할 예정이다. 내년도 시행할 은행별 평균 DSR 한도를 더 줄이는 방안이 앞서 언급됐다. 은행별 평균 DSR은 30% 안팎인데 이 비율이 낮아지면 내년에 취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든다.

금감원은 DSR 한도 낮추기는 예시일 뿐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고, 어떻게 부과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2021년과 2022년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를 때는 목표를 넘긴 은행의 이듬해 대출 취급 한도 자체를 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대출 취급 한도를 줄이는 강한 규제는 도입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비상계엄·대통령 탄핵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은행의 가계대출 공급을 크게 위축시킬 순 없어서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민·취약계층과 지방 자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유연하고 세심한 가계대출 관리를 추진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현재 금감원은 은행들로부터 내년도 가계대출 경영계획 초안을 받았다. 내년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바탕으로 이를 검토한 뒤 피드백을 진행하고 다음 달 중 계획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명목 GDP 성장률 이내에 가계대출을 관리한다는 큰 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앞서 조였던 가계대출 빗장을 조금씩 풀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데다가 새해부터는 취급 한도가 초기화돼서다. 금융당국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가계대출 관리는 은행 자율적 판단에 맡긴 데다가 최근 부동산 시장 수요도 크지 않은 만큼 관망하는 모양새다.

대신 금융당국은 올해처럼 은행 가계대출 취급이 특정 시기에 쏠리지 않게 내년부터는 월·분기별로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 되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대출이 막히는 이런 일들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은행이 제출한 계획을 보고 특정 시기에 쏠리지 않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