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서 혈액원 인수로 혈액제제 수직계열화…원가 개선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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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내세워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는 GC녹십자의 기세가 매섭다. 2022년 영업이익 81억 원을 기록한 후 이어진 실적 부진을 털고, 내년부터 구조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에 돌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최근 공시를 통해 러시아 연방보건부로부터 ‘헌터라제ICV((intracerebroventricular)’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러시아에서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품목허가는 이번이 최초다. GC녹십자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일본에서 헌터라제ICV의 품목허가를 받았고 러시아가 세계 두 번째 품목허가 국가가 됐다.
헌터라제ICV는 머리에 삽입한 장치를 통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함으로써 중추신경 증상을 개선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인지능력을 상실하거나 심신운동 발달지연 등 중추신경 손상에 기인한 증상까지 완화해 준다.
헌터라제는 GC녹십자의 주력 품목이었으나 다양한 변수로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회사에 따르면 헌터라제 수출액은 2021년 322억 원에서 2022년 약 500억 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집트 외환 위기 등으로 지난해 288억 원으로 감소했다. GC녹십자의 주력 품목 중 하나로 헌터라제의 매출 부진이 회사의 실적 하향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다만 헌터증후군 전체 환자의 70%가 중증형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이번 러시아 품목허가로 헌터라제 수출액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판매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약 50% 이상의 세계시장을 점유해 헌터증후군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다양한 희귀의약품 분야에 지속해서 투자해 국내외 환자들의 치료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로 미국 시장에 입성한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도 실적 상승 견인차 역할이 기대된다. 특히 GC녹십자는 1380억 원을 투자해 미국 혈액원 ABO홀딩스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고 이달 11일 공시했다. 알리글로의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 확보가 목적이다.
ABO홀딩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회사로 뉴저지, 유타, 캘리포니아 등 3개 지역에 6곳의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텍사스주에 2곳의 혈액원이 추가 건설되고 있어 2026년부터 총 8곳의 혈액원이 가동될 예정이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에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국내 혈액제제 최초로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GC녹십자는 올해 7월 충북 오창 공장에서 초도물량을 미국에 수출했고, 같은 달 현지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4차 후속 물량 출하까지 마쳤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혈액원 인수를 통해 혈장분획제제의 원료 확보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GC녹십자의 행보에 대해 증권가는 긍정적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GC녹십자는 2025년부터 알리글로 미국 매출의 증가와 고수익 품목 헌터라제 정상화, 신규 백신 출시로 전년 대비 80% 증가한 81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봤다.
또한 이달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혈액원 인수로 인한 원가개선 효과는 2026년부터지만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면서 “미국은 혈액제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장으로 알리글로는 장기적인 매출 증가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투데이/노상우 기자 (nswreal@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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