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2351억, 2배 증가
하나은행 26%ㆍ신한 15%↑
우리ㆍ농협은행은 소폭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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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이 돈을 빌려주고도 사실상 돌려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대출이 1년 새 25%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을 통해 자산을 확대했지만, 대출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늘면서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추정손실여신 총액은 9월 말 기준 83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679억 원) 대비 25.26% 증가한 수치다.
금융사들은 자산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눈다. 충분히 회수가 가능한 대출을 ‘정상’ 여신으로 보며, 1개월에서 3개월 미만 연체됐을 경우 ‘요주의’로 분류한다.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은 부실채권(NPL)으로 구분하는데, 마지막 단계인 추정손실의 경우 사실상 손실이 확정된 여신을 의미한다.
은행별로는 수치가 다소 엇갈렸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 1198억 원에서 올해 9월 2351억 원으로 두 배가량 뛰었으며, 신한은행은 1717억 원에서 1989억 원으로 15.84%, 하나은행은 1250억 원에서 1578억 원으로 26.2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은행 970억 원에서 960억 원으로 1.03%, 농협은행은 1544억 원에서 1488억 원으로 3.63% 각각 줄었다. 추정손실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전체 고정이하여신은 올 3분기 5조5821억 원으로 전년(4조3420억 원) 대비 28.56% 늘었다.
문제는 부실채권 중에서도 추정손실이 누적되는 상황은 금융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질이 나쁜 여신인 만큼 전액을 충당금으로 잡아야 하기 때문에 규모가 커질수록 은행 입장에서는 손실을 보는 구조다.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커진 것은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함께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차주가 그만큼 늘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시중은행이 내준 기업대출에 고정이하여신이 큰 폭으로 늘었다. 9월 말 기준 5대 은행이 올해 내준 기업대출은 1016조573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지난해 9월 685조7519억 원에서 733조2250억 원으로 7.08%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컸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월 말 0.40%로, 가계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0.19%)보다 높다.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0.31%, 올해 상반기 말 0.33%에 이어 꾸준히 상승했다.
기업대출 중에서도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와 부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중소기업 연체율은 0.65%로 지난해 같은 기간(0.49%)보다 0.16%포인트(p) 상승했다. 대기업(0.04%)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은행권은 기업대출을 대폭 줄이며 대응에 나섰지만, 잔액은 이미 불어날 대로 불어난 상태다. 올해 1월 2조8000억 원 늘어난 기업대출 증가 폭은 2월 6조5657억 원, 3월 8조4408억 원, 4월 10조8941억 원까지 폭증하며 정점을 찍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위험자산 등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연착률을 유도할 예정이며 연체 및 부실채권에 대해 상·매각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정상원 기자 (j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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