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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남다른 사명감으로…‘소방관’ 주원 “진심 전달 안 될까 속상했다”[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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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많이 기다렸다.”

촬영 4년 만에 빛을 본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으로 돌아온 배우 주원이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다.

매일경제

배우 주원이 영화 ‘소방관’으로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인 ‘소방관’은 지난 2020년 촬영을 마친 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개봉일을 잡지 못했다. 이후 2022년 9월 곽도원이 음주운전 파문으로 활동을 중단하면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고, 촬영 4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그 어떤 영화보다 기다렸고 영화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기대감이 있었고, 다른 영화와는 달리 사명감 같은 게 있었던 영화다. 저는 작품에 임할 때마다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게 있었는데 ‘소방관’도 그런 영화였던 것 같다. 오랫동안 많이 기다렸다.”

개봉까지 긴 시간이 걸렸던 ‘소방관’은 배우들에게도 많은 기다림을 안겨줬다. “저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정도의 생각을 했다. 그쪽은 제 영역이 아니라서, 얼마나 걸릴까 정도 했던 것 같다. 많이 속상했다. 어쨌든 또 이게 우연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보니까 그런 진심이 전달이 안 되면 어떡하지 그런 마음이었다. 촬영 내내 감독, 스태프들까지 현장에 머무는 소방관들도 계셨고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매일 매일 애썼는데 그 진심이 전달이 안 될까 걱정했다.”

‘소방관’은 실화가 주는 진정성을 작품에 담아온 곽경택 감독이 연출에 참여, 당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로 투입되었던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감독 특유의 진지한 디테일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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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원이 영화 ‘소방관’으로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주원은 극중 서부소방서에 첫 발령 받은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을 맡았다. 그는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나가는 사회 초년생의 패기와 불안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촬영에 앞서 소방 기본 훈련을 받았던 주원은 그 과정을 통해 배우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배우들이 친해지기 전에 훈련을 갔었다. 그 과정에서 많이 가까워졌던 것 같다. 서로 몸도 부딪히고 웃으면서 촬영 전에 편하게 훈련했던 것 같다.”

전 세계에 수십 년간 통용되는 어느 소방관의 기도문의 한 구절처럼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지닌 이들’이 바로 소방관이란 사실을 스크린 위에 그려낸 ‘소방관’은 최악의 참사 사건을 다루는 데 앞서 서부소방서 대원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관객들이 당시 상황에 최대한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끈다.

“처음에는 (불 속으로) 진짜 못 들어가겠더라. 들어가자마자 뜨거운 것도 있었고 몸에 뭘 발라주시긴 했는데 그래도 처음으로 내가 그렇게 큰불을 눈앞에서 보곤 했을 때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철웅의 입장에서는 많이 도움이 됐다. 실제로 두려운 것, 처음에 여러 현장을 나가지만 화재 현장에 처음 나갔을 때 안타깝게도 방수차가 들어오지 못해서 먼저 투입됐을 때, 화재 진압이 안 된 상태에서 들어갈 때는 물론 일을 오랫동안 해오신 분들은 아무렇지 않다기보다 익숙하게 들어갈 수 있지만 철웅 입장에서는 두려움이 컸을 것 같다.”

“감독님은 억지로 주문하지는 않는다. 많이 억지스럽고 많이 끌어올려야 하는 게 있는데 소방관 촬영하면서는 단 한 번도 그런 게 없었다. 내가 들어가기만 하면 그 상태가 되는 현장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한 현장이었다. 대사도 그랬다. 대사를 어떻게 치면 좋을까 고민을 하는데 감독님은 편하게 하라고 하시더라. 대사 그 자체를 환경에 들어가서 뱉으면 되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들어주시니 배우들도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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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원이 영화 ‘소방관’으로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소방관’을 찍은 이후 주원은 소화기를 곳곳에 구비해놨다. “집에도 소화기 있고, 차에도 소화기 사놨다. 영화를 찍어서도 있지만 제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보면 그런 게 많이 뜬다. 차에도 제가 사둔 게 내 차에 불이 났을 때보다 누군가 불이 났다 하면 제가 꺼주려고 샀다. 오히려 그 목적으로 소화기를 샀고 저 또한 위험한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차 사고가 요즘 많으니 벨트 끊을 수 있는 거 유리창을 깰 수 있는 도구들을 구비해놨다.”

오랜 기간을 기다려 만난 ‘소방관’의 완성본을 처음 본 느낌 역시 남달랐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기교를 안 부려서 좀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에) 기교는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저는 뒷부분에 너무 슬프겠지 생각했는데 완전 초반에 터졌다. 극중 김민재 형 어머니가 화재 현장 앞에 도시락을 싸들고 와있는 장면부터 위기에 봉착했다. 그때부터 울컥한 게 계속 왔었고, 그리고 영화적으로 또 한 번 놀란 건 민재 형이 영화 초반부에 죽는데 영화 끝까지 감정이 들어가더라. 그 감정이 영화 끝까지 유지가 된다는 게 놀랐다. 그런 것 또한 놀라면서 감정이 유지가 되니까, 굉장히 힘들었다.”

제대한지 5년이 지난 현재, 배우 주원의 배우관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특히 마음가짐에 대한 변화가 있었다는 것. “항상 작품을 고를 때나 홍보하면서 예능에 나가고 할 때나 제가 I이고 내가 뭔가를 할 때 덜컥덜컥 막히는 게 있다. 안전주의자이고 하다 보니까 뭔가를 할 때 그런 점이 있었는데, 이제는 예능에 나갈 때 작품을 고를 때 그러지 말자. 이제는 정말 다양하게 하자, 멋진 것만 하지 말자, 또 요즘 많이 그렇게 변화한 것 같다.”

“예전에는 신비주의도 있고 그랬지만 요즘에는 소통을 많이 하는 것, 노출이 많이 되는 것들이 요즘 추세인 것 같기도 하고. 저도 작품을 고를 때나 이것저것 일을 할 때 요즘은 모든 다 허용되는 느낌이고 재밌고, 이전에는 저 스스로 그런 걸 많이 막고 있었다. 그런 성향도 아니다 보니, 군대에 있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오히려 전역하고서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자, 다양한 것들을. 그게 사실 연기를 처음 할 때도 그 생각으로 임해왔으니까 무조건 멋있고 그런 것 말고 다양한 것들을 보여드리자는 생각이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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