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후 명령한 화학 무기 사용 4800건 이상”
러시아 경찰이 17일(현지시간) 폭발 사고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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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국방부 소속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이 폭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스쿠터가 폭발하면서 근처에 있던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과 보좌관 일리야 폴리카르포프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주변에 주차된 차량에 담긴 녹화 영상에선 두 남성이 건물에서 나오자 바로 앞에 있던 스쿠터가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우크라이나가 그간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를 이용해 키릴로프 중장을 감시해왔다고 주장했다.
이고르 키릴로프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이 지난해 2월 28일(현지시간)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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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릴로프 중장은 러시아군의 방사능, 화학, 생물학 무기를 다루는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금지된 화학무기 사용을 명령했다는 혐의를 받던 인물이다. 키릴로프 중장 사망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에서 실행한 가장 대담한 작전으로, 고인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 수도 중심부에서 살해된 최고위급 사령관이라고 WSJ는 짚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이번 폭사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특수 작전”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번 일은 SBU가 키릴로프 중장을 전쟁범죄 용의자로 지목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전날 SBU는 “본격적인 전쟁이 발발한 이래 키릴로프 중장의 명령에 따라 적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사례가 4800건 이상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타스통신에 “우크라이나가 전쟁과 죽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며 “사법당국은 살인범을 찾아내야 하고 그를 파괴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사전에 해당 작전을 인지하지 못했고 이런 종류의 활동을 지원하거나 가능하게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쟁과 관련한 인물이 모스크바에서 피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에는 모스크바 외곽에서 다리야 두기나가 차량 폭발로 사망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로, 당시 우크라이나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미국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결론지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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