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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소비심리와 경제상황

이창용 “추경 빠를수록 좋다…소비심리 개선해야”[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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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물가설명회

"계엄 이후 소비심리 급락해…올해 성장률 떨어질 듯"

"추경 빠를수록 좋아…여야 빠른 시일 합의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은 빠를수록 좋다"며 "여야가 빠른 시일 안에 합의해 새로운 예산안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 좋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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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재정이 어느 정도일지 알아야 많은 기관들이 경제 전망을 할 때 이를 반영할 수 있다"며 "늦게 발표될수록 예산안을 반영할 수 없어서 낮은 성장률을 전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계엄 사태 이후 카드 사용액이 소폭 하락하는 등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0.5%에서 0.4%로 낮아지고,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도 종전 2.2%에서 2.1%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추후 변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현재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은 내년 경제성장률에 -0.06%포인트 정도의 영향이 있다"며 "지금 상태로는 재정 문제와 심리 문제를 고려할 때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9%는 잠재성장률(2%)보다 조금 낮은 수준인데, 하방 압력이 있으니 이럴 때 재정이 긴축적으로 작용하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타깃 해서 (재정을) 지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탄핵 정국이 경제 전망에 어떻게 영향을 줬나.
탄핵이 11월 당시 전망을 얼마나 바꿀지는 2주 정도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판단하기 이르다. 다만 지금까지의 데이터로는 수출 부문은 예상대로 유지되는 것 같고 카드 사용액은 생각보다 소폭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제일 크게 변한 게 소비심리, 경제 심리다. 경제 심리가 급격하게 떨어져서 안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아무래도 이번 탄핵 결과가 경제에 좋은 뉴스는 아니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 보고 있고, 4분기 경제성장률을 0.5%로 예상했는데 0.4% 정도로 좀 낮아지지 않나 보고 있다. 2.2%로 예상했던 올해 성장률은 2.1%가 될 가능성도 있다. 2.0%가 될 가능성은 적다.

- 내년 1월 금통위 때 선제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 있나.
▲내년 성장률은 1.9%로 예상했다. 다른 조건이 안 변하더라도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안에 따라 긴축적인 영향을 받아서 성장률이 -0.06%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재정정책, 금융정책은 지금부터 변화해 갈 것이고 탄핵으로 인한 심리가 경제에 주는 영향을 보고 난 뒤에 한 달 이상 데이터가 모이면 추후 경제전망을 어떻게 할 건지 생각해보겠다.
▲다만 1월에 금통위가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위해 수치가 어떻게 바뀌는지 유심히 보고 있다. 지금 상태로는 기존 1.9%에서 재정 문제, 심리 문제를 볼 때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뉴스가 많기 때문에 지금 당장 1월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금통위원들과도 공식적으로 상의해보지 않았다. 원칙적으로는 당연히 물가를 보고 경기에 대한 예측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가계부채가 예상한 대로 안정적인 모습을 계속 보일 건지 등 데이터를 점검하고 미국 신정부 정책이 어떤 순서로 집행될지 봐야 한다.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와 시기가 어떻게 될지도 고려해서 우리나라도 시기와 폭을 결정해야겠다.

- 추경 필요성을 인정했다. 언제쯤 집행되는 게 적합할지.
▲여야가 합의해서 해야 하는 문제다. 한은 입장에서는 빠를수록 좋다. 재정이 어느 정도일 거라는 게 주어져야 많은 기관들이 경제 전망을 할 때 이를 반영할 수 있다. 늦게 하면 늦게 할수록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진다. 두 번째는 뒤로 발표될수록 많은 경제전망 기관들이 이를 반영할 수 없어서 낮은 성장률을 전망할 수밖에 없다. 낮은 성장률이 심리에 주는 영향도 있기 때문에 경기에 대한 하방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는 여야가 빠른 시일 안에 합의해서 새로운 예산안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 좋지 않을까 하는 게 저희의 생각이다.

- 1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환율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감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FOMC 회의 이후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최근 환율 변동성에 대한 시각은.
▲우리나라는 이제 채권국이기 때문에 어떤 수준을 감내할 수 있는가는 예전과 달라졌다. 다만 환율이 물가와 심리에 주는 영향, 금융시장 안정에 주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변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의 환율을 예측하고 방향성에 대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탄핵 과정에서 2주 동안 환율이 계엄 발표 전 수준보다 30원 정도 올랐다. 30원 정도 오른 건 경제 펀더멘털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정치 프로세스가 안정화되고 나면 정상화될 거라 보고 있다. 얼마나 빨리 정상화될지는 경제 정책이 정치와 분리돼 얼마나 독립적으로 진행되는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겠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달러 강세라 예측하는 미국 신정부 정책 영향 때문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도 정치적 문제가 있고 경기가 낮아지는 문제 때문에 미국보다 (금리를) 더 빨리 내리는 상황도 있다. 유로화가 약화되고 위안화, 엔화도 절하 압력 있어서 달러 강세 추세는 진행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정책금리가 인하되면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면도 있겠다. =큰 틀로 봐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환율이) 30원 올라간 것이 정상화되는 측면이 있겠고 해외 요인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방향성을 잡겠다. 변동성 면으로 보면 계엄 이후 변동성이 올라가서 개입을 통해 스무딩 오퍼레이션(시장개입을 통한 미세조정)을 했고 지금은 다시 안정돼 전반적으로 달러와 같은 정도로 움직이고 있다.

- 외환보유고가 크게 줄지 않을 거라 한 이유는 환율이 안정될 거라 보기 때문인 건가. 또 다른 환율 안정화 조치가 있는 건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외환보유고가 급격하게 떨어져 4100억달러 이하로 떨어지고 중기적으로 4000억달러 미만으로 내려간다는 걱정이 많다. 다행스럽게도 6시간 만에 계엄이 해제되면서 시장 안정이 빠른 시간 안에 이뤄졌다. 지금 환율은 아주 많은 양의 개입을 하지 않았어도 변동성이 줄어든 상태다. 앞으로도 변동성이 커지면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할 텐데, 우려처럼 외환보유액이 엄청난 양이 줄었고 그런 정도는 아니다. 특정한 환율 수준을 타깃하지 않겠지만 변동성이 커질 때면 단호하게 변동성을 완화할 생각이 있다.

- 카드 사용액이 줄었다고 했다. 계엄 사태 이후 민간소비에 얼마나 영향을 줄 거라 보나. 내년 성장률 전망치(1.9%)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주말 회식이 취소되는 등 많이 위축된 것 같다. 카드 사용량이 소폭 줄었는데, 걱정스러운 건 소비심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계속 낮아질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경제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국민들도 많이 안심하고 해외에서의 믿음도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소비가 얼마나 떨어질 것인지는 예측하기 나름이다. 여야정이 빠르게 합의해서 시스템이 잘 작동한다는 걸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 지금 상태에서 확실한 건 현재 예산안으로 인해 긴축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다만 추경 등도 논의되고 있고 소비심리도 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 얼마나 내려갈 거라 보긴 어렵다.
▲경제와 정치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중요하다. 말로 믿어지는 상황은 아니다. 중요한 경제 법안이 여야 합의에 의해서 빠른 속도로 처리되고 집행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 추경 필요성을 인정했다. 언제쯤 집행되는 게 적합할지.
▲정부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해야 하는 문제다. 한은 입장에서는 빠를수록 좋다. 재정이 어느 정도일 거라는 게 주어져야 많은 기관들이 경제 전망을 할 때 이를 반영할 수 있다. 늦게 하면 늦게 할수록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진다. 두 번째는 뒤로 발표될수록 많은 경제전망 기관들이 이를 반영할 수 없어서 낮은 성장률을 전망할 수밖에 없다. 낮은 성장률이 심리에 주는 영향도 있기 때문에 경기에 대한 하방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는 여야가 빠른 시일 안에 합의해서 새로운 예산안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 좋지 않을까 하는 게 저희의 생각이다.

- 재정정책의 여력이 떨어지면서 통화정책이 기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엄청나게 많은 양의 재정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1.9%의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조금 낮은 수준인데, 하방 압력이 있으니까 이럴 때 재정이 긴축적으로 작용하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위로 올라가는 정도나 이보다 조금 더 부양하는 정도로 생각한다. 갑자기 코로나 때처럼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고려할 필요 없이 풀어야 되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일부러 재정정책이 긴축적으로 갈 필요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인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타깃해서 지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통화정책도 당연히 기여하겠다.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과정에서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이를 정상화하면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변수를 고려해 (인하)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 통화정책도 경기를 같이 고려해서 시기를 조정해 나가겠다. 금리 외에도 한은이 할 수 있는 건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준재정활동이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재정정책을 먼저 하고, 재정이 얼마나 늘지 보고 고민하겠다.

- 한은은 내년 한 해 동안 경기에 더 방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펴는 것인가.
▲과거 사례를 보면, 2023년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경제성장률이 낮은 수준이었지만 재정이 불가피하게 건전으로 유지해서 물가를 빨리 잡는 데에 방점을 뒀다. 그런 면에서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공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느 나라에 비해서는 물가를 빨리 잡아서 바람직했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마지막에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지만, 내수는 어려웠더라도 성장률 자체는 2.4%로 예상하다가 뒤로 갈수록 수출이 나빠지면서 낮췄다. 경제 전체로 봐서는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진 상황은 아니었다. 따라서 재정정책이 양적으로 팽창할 필요는 없고, 재정을 타깃해서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했다고 본다.
▲2025년을 보면 내수가 생각보다 빨리 안 올라오는 과정에서 수출마저 떨어지고 예상치도 않게 탄핵 국면에도 들어섰다. 그래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재정을 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팽창해야 할 요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은 경기 하방 압력 있는 상황에서 재정이 물가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다만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일시적이고 타깃해서 경기를 부양하고 통화정책도 이에 맞춰서 가야 한다고 본다.

- 경기 상황에 비해 소비심리가 많이 떨어졌다 했다. 1월에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할 가능성도 있나.
▲데이터를 봐야겠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로 봐서는 그 정도는 아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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