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랜도버에서 열린 육군-해군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일론 머스크(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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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잡아야 할 최측근 1순위’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실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영향력을 대변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머스크를 둘러싼 이해충돌 윤리 논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17일(현지시간) 머스크의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냈다.
워런 의원은 이날 언론에 공개한 해당 서한에서 “머스크는 평범한 시민이 아니라 연방 정부에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진 여러 회사의 CEO”라며 “머스크의 상당한 사적 이해관계는 그가 ‘비공식 공동 대통령’으로서 맡은 역할과 엄청난 이해충돌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대중은 그가 비밀리에 속삭이는 조언들이 미국에 좋은 것인지, 아니면 단지 자신의 수익에만 좋은 것인지 알 방법이 없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 수장에 지명된 머스크는 정책 책임자로 각종 규제 완화와 정부 개혁을 주도할 태세다. 하지만 그가 소유한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 정책 및 규제와 얽혀 있어 그간 이해충돌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가령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는 정부에 전기차와 관련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약 4200만 달러의 정부 계약을 체결했으며, 정부는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제조사에 일정한 요건을 갖출 경우 1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머스크의 항공우주회사 스페이스X는 우주로켓 발사와 관련해 약 200억 달러의 정부 계약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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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머스크, 윤리규정 적용받아야”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지난 12일 타임지 인터뷰에서 머스크와 관련된 이해충돌 논란에 “일론은 회사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한다”며 엄호했다. 그러나 워런 의원은 “연방법에는 공무원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정부 정책을 왜곡하지 않고 공익을 위해 일하도록 하기 위한 공무원 윤리 규정이 있다”며 “머스크는 연방 공무원은 아니지만 유사한 윤리 기준의 적용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인수팀 윤리 계획에는 ‘명백한 이해충돌을 피해야 한다’, ‘여기에는 사업 또는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조직의 재정적 이해관계도 포함된다’ 등 내용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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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보안규정 위반 조사도 진행
미국 국가효율부 수장에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열린 국가효율부 간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목말 태우고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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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보안규정 위반 혐의로 군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가 이날 나오기도 했다. 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미 국방부 감사관실과 공군, 국방부 정보ㆍ보안담당 차관실 등 최소 3개 기관으로부터 국가기밀 보안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을 이끄는 머스크는 정부 기관과 여러 건의 방위 계약을 맺으며 최고 수준의 군사기밀 접근 권한을 갖고 있다. 그는 사생활이나 해외여행과 관련된 사안 중 국가 보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는 정부에 보고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머스크는 외국 정상들과의 잦은 만남이나 처방전을 받아 마약을 복용한 일 등을 당국에 알리지 않아 회사 안팎에서 우려가 커졌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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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판 트럼프’ 회동 등 거침없는 행보
그럼에도 이러한 조사가 머스크의 거침없는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거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머스크는 ‘영국판 트럼프’라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와 만나는 등 ‘마이웨이’를 이어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갈라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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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라지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머스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영국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썼다. 머스크는 여기에 “물론이다(Absolutely)”는 댓글로 화답했다. 패라지 대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운동을 주도했고 포퓰리즘ㆍ반(反)이민 성향이 강해 ‘영국판 트럼프’라는 닉네임을 얻은 정치인이다.
머스크의 관심은 교육 분야로도 이어진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과학과 공학 등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애드 아스트라’(Ad Astra)라는 이름의 사립학교를 열 예정이다. 머스크가 미국의 유명 사립 아동 교육기관인 몬테소리 스쿨과 비슷한 형태의 사립학교를 자체적으로 설립하는 것은 ‘워크’(Woke, ‘깨어있음’이란 뜻으로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개념) 교육이 중시되는 미국 내 교육계 흐름에 반발한 것으로 미 언론은 보고 있다. ‘애드 아스트라’는 라틴어로 ‘별을 향하여’라는 뜻으로 ‘Ad Astra per Aspera’(고난을 넘어 별을 향하여)라는 관용 문구에서 따 왔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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