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한국은행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점검 설명회'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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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2.2%)보다 0.1%포인트(p) 떨어진 2.1%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시에 내년 경제성장률도 하방 압력의 증대로 기존 1.9%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 성장률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 재정적 확보를 통한 부양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18일 오후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올해 4분기 성장률을 0.5%로 예상했지만, 0.1%포인트 떨어진 0.4%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아마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2.2%에서 2.1%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제 심리 급락으로 올해 성장률 2.2→2.1%…일시적·특정적 재정 확장 必
한은은 내년 성장률도 기존 전망인 1.9%에서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상했으나 국회를 통과한 긴축 예산안이 -0.06%포인트 가량 하방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경제심리지수가 급격히 떨어진 데 있다. 이 총재는 "판단하기 이르지만 향후 수출 부문은 11월 전망 수준이 유지되는 반면 소비 지출 지표인 카드 사용액 등은 하락하고 있다"며 "경제심리지수, 소비심리지수가 이에 따라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떨어진 심리지수를 안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가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추경 등 재정 정책 결정이 빠를수록 많은 기관이 경제 전망을 반영할 수 있다"며 "늦으면 늦을수록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낮은 경제성장률을 전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낮은 경제성장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하방 압력이 큰 상황에서는 여·야·정이 합의를 통해 이른 시일 내 예산안을 발표하는 것이 경제 심리에도 좋지 않을까 한다"며 "하방 압력이 있을 때 긴축적 재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재정을 팽창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 때처럼 재정을 풀어야 하는 상황은 전혀 아니"라며 "소폭의 경기 부양을 할 정도의 일시적인 수준에서 상황이 어려운 소상공인 등 특정적 성격으로 지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짚었다. 이같은 추가 재정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하방 압력이 있는 상태에서 재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물가에 주는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1430원 환율 지속되도 내년 물가상승률 1.95% 수준…한은 목표치 하회
반면 고환율 지속에 따른 내년 물가상승률은 기존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1.95% 수준으로 한은 목표치(2%)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이후 1430원대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고환율이 물가를 자극해 2% 이상까지 오를 것이란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이 총재는 "예측 모델을 보면 환율이 1430원 수준을 유지할 경우 물가상승률이 0.05%포인트 정도 오른다"며 "따라서 물가 상승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아직 계엄 이전 수준에 비교해서 30원 정도 올라와 있다"며 "이 30원 폭 이후로 오르는 것들은 정책 프로세스를 잘 시행하면 정상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가가 안정적인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물가안정 목표치는 기존과 같은 2%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제가 우리나라만 아니라 주요국에서 팬데믹 이후 고물가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는 점, 향후 1~2년 시계에서 물가 안정 기조가 예상되는 점, 주요 국가들도 여전히 2%의 물가 목표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내외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에 있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치 상황과 별개로 시급한 경제 정책들이 여야 합의를 통해 조속히 통과되는 등 정치과 경제의 분리를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떨어지는 경제 심리를 바꾸기 전에 국회에서 가능한 경제 정책들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이같은 프로세스를 보여줌으로써 경제 심리가 개선된다면 이후 좀 더 경제 기초체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외 정책 등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예상치 않게 불필요한 충격이 와서 전반적으로 경제 심리가 많이 떨어졌다"며 "이를 회복하는 게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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