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관계자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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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대통령경호처로부터 경호처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 지난 11일에도 대통령실을 겨냥한 경찰 압수수색을 막아선 경호처가 또 비협조로 일관한 것이다.

경호처가 12∙3 내란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강제수사를 두 차례 거부하고, 공조본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려던 출석요구서를 수취 거부하는 등 사실상 '수사 방해 방탄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조본은 18일 오후 4시 50분쯤 전날 시도했던 경호처 서버 압수수색과 관련해 경호처로부터 '불승낙 사유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경호처가 밝힌 불허 사유는 "군사상 기밀, 공무상 등의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에 협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는 과거 국정농단 사건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검의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했던 근거와 같다.

전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경찰 특수단)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수사관을 보내 대통령경호처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해당 서버는 내란사태 당시 윤 대통령과 6차례 통화했던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통신 기록이 있다고 지목된 곳이다. 윤 대통령은 국회 출입 통제를 지시했던 조 청장과의 해당 통화에서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다고 조 청장 측 변호인이 설명한 바 있다.

그런 만큼 경찰로선 중요한 수사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였던 것이다. 하지만 경호처와 8시간 가량 대치하면서 진입에 실패했고, 경호처는 경찰 특수단 측에 이날까지 압수수색 집행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그 입장은 결국 '거부'였다. 경호처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경찰 특수단은 지난 11일에도 대통령실과 함동참모본부 건물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대통령경호처가 이 때도 막아서면서 실패했다. 해당 압수수색은 이번 내란사태 이후 윤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기관의 첫 강제수사였다.

당시에도 경찰 특수단과 경호처는 압수수색 방식 등을 두고 8시간 가량 대치했고, 결국 대통령실은 경찰 특수단 측에 압수수색 대상 관련 자료 일부만을 임의제출 했다. 그러나 이번에 경호처는 공조본에 압수수색 불승낙 사유서를 보내면서 임의제출도 안 했다고 한다.

경호처는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려 했던 공조본의 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하기도 했다. 공조본은 지난 16일 오전 대통령실을 찾아 윤 대통령에게 "18일 오전 공수처로 출석해 조사 받으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직접 전달하려 했지만, 경호처에서는 "자신들의 업무 소관이 아니다"라며 수령을 거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공조본이 출석을 요구한 시점인 이날 오전 10시 공수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조본은 재차 출석 요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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