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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정부 방미 가능성 열었지만…트럼프 ‘韓 패싱’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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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구체적 계획 없어…결정되면 말하겠다”

전문가들 “대행 체제와 심도 있는 대화 의문”

헤럴드경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8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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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정은·문혜현 기자] 우리나라가 또 다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맞게 됐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방미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외교 공백을 최대한 빨리 막겠다는 입장이다. 복잡한 외교변수 속 ‘한국 패싱’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권한대행 한계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8일 한 권한대행의 방미와 관련해 “어느 순간이 계기가 되면 검토한다는 것이었지, 구체적인 사항은 아니었다”면서 “한미 관계가 가장 믿을만한 상호 간의 파트너이기 때문에 충분히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총리실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후 방미 가능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은 한 권한대행이 미국을 방문한다면 시기는 1월 20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전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측 반응이 변수로 남은만큼 섣부른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전문가는 “권한대행은 기존에 있는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받아서 이어가야 한다. 그 선을 잘 지키는 것이 한 권한대행이 해야할 일”이라며 “대행이라고 해서 국가수반이 할 일까지 다 하는 것은 조금 아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단정적으로 만날지 안 만날지를 얘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앞으로 맞춰갈 부분”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외교의 ‘급’을 생각했을 때 권한대행이 정상간 회담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만난 바 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선 한국 정부가 안정화된 이후에 한미 간의 소통이나 대화가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트럼프 행정부로 전환되는 기간이라고 해도 지금 대행 체제와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헌법재판소 심판이 남아있어 미국 입장에선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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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월 뉴욕에서 열리는 배심원 선발 시작을 앞두고 법무팀과 함께 맨해튼 형사법원에 도착해 연설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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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에서도 한 권한대행이 다자회담이 아니면 트럼프 당선인과 만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헤리티지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당선인과 나란히 다자 회의에 참석한다면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나 트럼프가 한국에 가거나 반대의 상황(한 대행의 방미)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한국이 조기 대선을 통해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기존 안보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더십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양자 정상회담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일본 대사는 지명을 마쳤지만, 아직 새 주한대사를 임명하지 않았다. 과거에도 미국은 중국·일본 주재 대사를 먼저 선임한 뒤 주한대사를 정해왔다. 다만 7년 전 황교안 국무총리 대행 체제였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대사를 계속 비워두다 취임 후 1년 7개월이 지나서야 해리스 전 대사를 지명했다. 결국 새 대통령 취임 전까지 사실상 한미 간 정책협의를 할 수 없어 양자 회담은 더욱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눈 앞에 불을 끄듯 급하게 대미 외교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흥규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이 안달하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은 최대한 무시하는 자세를 취할 수 있다”며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원하는 선물을 최대로 가져오라는 다른 의미의 요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나치게 패싱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면서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취임식 때 참석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섣부른 협상이나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에 비중을 크게 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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