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회사 편입 미신고 징역 6월→과태료 1억원
신탁가능재산 외 재산수탁시 先행정제재·後형벌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가 형벌의 최후보충성·비례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사용으로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의 투자·고용 등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19개 경제형벌 완화를 추진한다. 형벌을 행정제재로 바꾸거나 벌금 대신 과태료 부과, 불합리한 형량 완화·폐지 등으로 경제인 처벌 부담을 줄여 경제 역동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경제·금융상황점검TF에서 '경제형벌규정 4차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정부는 민생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형벌규정이 6000여 개에 달해 사회적 부담이 지속된다고 보고 2022년 7월부터 범부처 경제형벌 개선을 위한 경제형벌규정개선TF를 운영하고 있다. TF는 그간 3차례에 걸쳐 186개 개선대상 규정(82개 법률)을 발표했고, 이번에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에 적용되는 과도한 경제형벌을 집중 검토해 6개 부처 소관 8개 법률의 19개 경제형벌규정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세부적인 개선 방향은 크게 △과태료 전환(5건) △선(先)행정제재·후(後)형벌 전환(6건) △형량 조정 등(8건)으로 구성됐다.
먼저 행정제재만으로도 의무이행 효과 달성이 가능하면 과태료로 전환하고 형벌은 폐지하기로 했다.
주차료 감면 등을 목적으로 저공해자동차 표지를 거짓으로 부착한 경우 대기환경보전법상 벌금 최대 500만 원에서 과태로 300만 원으로 완화한다. 장애인사용자동차 표지 거짓 부착 시 과태료 300만 원의 장애인복지법과 비교할 떄 형량이 과도하다는 지적에서다.
동물원의 보유동물 개체수 기록 등을 20년간 보존하지 않을 경우 동물원수족관법상 벌금 최대 500만 원에서 과태료 500만 원으로 완화한다. 기록·보존 의무 위반 등 경미한 위법행위에 대해 과태료로 규율하는 물환경보전법 등 유사 입법례를 참고했다.
금융지주회사가 신고 없이 자산총액 1000억 원 미만 등의 신고대상 자회사를 편입할 경우 금융지주회사법상 부과되는 징역 최대 6월·벌금 1000만 원을 과태료 최대 1억 원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자회사 편입 시 금융위원회 승인이 필요한 경우와 달리 단순 행정상 신고를 미이행한 경우 형벌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행정제재로 개선 가능한 경우 형벌에 앞서 시정명령을 우선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남극활동법은 허가·승인·통보 없이 남극 출입 시 징역 최대 3년 또는 1000~3000만 원 수준의 벌금을 부과하는데, 이를 과태료 최대 1000만 원으로 전환하되 미승인 남극토착동식물 포획 등 남극환경에 상당한 영향이 우려되는 위반행위가 반복될 경우 형벌을 부과하기로 했다. 행정제재로도 제반의무 준수 확보가 가능하고 실제 남극 출입은 연구 목적 등이기에 위법 가능성이 낮은 점을 감안했다.
전통주산업법상 품질인증을 받은 술과 인증을 다르게 표시하면 부과되는 징역 최대 3년 또는 벌금 3000만 원을 우선 시정을 명령하고 미이행 시 형벌 부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미 품질인증을 받은 술의 단순 표시 위반을 중대한 범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법으로 정해진 신탁가능재산 외 재산을 수탁할 경우 자본시장법상 징역 최대 1년 또는 벌금 3000만 원의 형벌도 먼저 시정명령을 부과하고 추가 위반 시 처벌하기로 했다. 신탁가능재산 확대에 대한 시장 수요가 높아 위법에 대한 형벌 규율이 과도한 측면이 있고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인 것도 고려됐다.
현행 형량이 위반행위 수준 대비 과도한 형벌도 조정한다. 영업정지 명령을 위반해 염전개발 등을 한 경우 소금산업진흥법상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 원에서 징역형을 삭제하기로 했다. 영업정지는 허가 취소(징역 1년·벌금 1000만 원)보다 경미한 위법행위로 형량도 가벼워야 한다는 취지다. 허가취소 이후 영업 시 무허가영업으로 처벌 가능해 별도 제재 실익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양벌규정과 함께 '상당한' 주의·감독 의무를 다한 법인·사업주의 면책을 규정한 산림교육법은 선의의 사업주에게 업무관련성 규정 없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의무를 부여한다고 보고 '해당 업무에 관해' 관리책임을 이행한 법인·사업주는 면책하는 것으로 완화한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의 4차 개선과제를 내년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TF를 중심으로 과제 이행을 점검하고 필요 시 당정입법지원협의회를 통해 입법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투데이/세종=정호영 기자 (moonrise@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