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트뤼도 총리 축출 위기…'25% 관세안'으로 심화시켜
CNN "현재 정치적 혼란 있는 프랑스·독일·한국에 경고돼야"
영국 왓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좌)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우)가 대화하고 있다. 2019.12.0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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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동맹국의 정치적 혼란을 이용해 미국의 이익을 취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트럼프의 이러한 전략이 캐나다에 이어 프랑스나 독일, 그리고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트럼프는 지금 캐나다를 겨냥하고 있지만 다른 모든 나라가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CNN은 "트럼프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처한 축출 위기 상황을 심화시켜 캐나다의 정치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동맹국의 국내 정치에 뛰어들려는 그의 의지는 프랑스와 독일, 한국과 같이 정치적 혼란과 내부 분열로 인해 반격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정부들에 경고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트뤼도는 2015년 총리에 오른 뒤 3연임을 이어갈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해온 정치인이다.
그러나 2019년 검찰 수사 개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청렴한 이미지에 금이 갔고 이민자 증가에 따른 주택난 발생에 중동발(發) 리스크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자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트뤼도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은 올해 6월 '텃밭'인 토론토에서 치러진 하원 선거에서 30여 년 만에 패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지난달 취임 후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는 데 필요한 모든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하면서 입지가 더욱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트뤼도는 트럼프의 발표 이후 곧바로 트럼프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그와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상황을 진화하려 애썼다.
그러나 트럼프는 트뤼도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트뤼도가 '미국의 51번째 주지사'라고 공개 조롱하는 답만을 내놨다.
트뤼도는 트럼프발 관세 문제를 다루면서 급기야 측근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도 잃게 됐다.
트뤼도는 트럼프발 관세가 실제 시행될 경우에 대비해 선제적 경기 부양책, 이른바 '돈 풀기'를 택했는데 프릴랜드는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이견을 보였다. 트뤼도와 충돌한 프릴랜드는 결국 지난 16일 전격 사임했다.
트럼프로서는 이로써 차도살인(借刀殺人)을 행한 상황이 됐다. 본인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자신의 첫 임기 당시 미국과 충돌해 온 프릴랜드를 제거하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 "그녀의 행동은 완전히 독이었고 불행한 캐나다 국민들이 좋은 거래를 하는 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그녀는 그리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YTN 캡처) 2024.12.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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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보수당 지도자 피에르 폴리에브는 트럼프가 선호하는 '보수적 포퓰리스트'로 평가된다.
CNN은 "현재 트럼프의 시선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쏠려 있으나 그가 다음 달 취임하면 다른 불공정한 무역 관계로 눈을 돌릴 것이 분명하다"며 "트럼프는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분열과 지배 전략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 내부의 불화를 조장하는 데 성공한 자신의 전략을 모방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 타깃'으로 꼽히는 프랑스와 독일, 한국은 실제로 정치 상황이 어지럽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3일 새 총리로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 대표를 임명했으나 야권은 또 범여권 인물을 총리로 지명했다면서 즉각 불신임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나섰다.
올해 7월 조기 총선에서 승리한 좌파연합(신인민전선·NFP)은 마크롱이 제1당 출신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는 관례를 깨고 보수 성향 공화당 소속 미셸 바르니에 총리와 동거 정부를 꾸리자 60여 년 만에 '총리 불신임안'을 의결했다.
독일은 지난달 사회민주당(SPD)·자유민주당·녹색당의 이른바 '신호등 연합'이 깨졌다. 16일 SPD 소속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연방 의회에서 불신임됐다. 이로써 차기 총선은 내년 9월에서 2월로 앞당겨지게 됐고 새 정부가 꾸려지기 전까지 독일 내각은 기존 장관들의 대행 체제로 돌아가게 됐다.
한국은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뒤 그 후폭풍으로 휘청이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서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각 중지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체제로 한국 정부는 운영되고 있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사태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16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까지도 거론했지만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는 중국, 일본 주재 미국 대사는 인선했으나 한국 주재 미 대사는 아직 지명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해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4.12.0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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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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