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에 대한 견해 바꿔…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 속도 놀랍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포착된 들쥐를 포식하는 다람쥐. (출처=UC Davis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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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쥐를 포식하는 다람쥐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다람쥐는 육식성도 갖고 있지만 설치류가 살아있는 척추동물을 포식했다는 기록은 극히 드물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동물행동학 저널에 이같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캘리포니아주 콘트라코스타 카운티의 브리온스 지역 공원에 서식하는 야생 다람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는 이번 연구 대상 지역을 포함해 들쥐 개체수가 증가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다람쥐가 들쥐 개체수 증가라는 환경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30일까지 다람쥐의 육식 행동을 관찰했다. 또 2주마다 다람쥐를 덫으로 포획해 각 개체의 성별, 생식 상태, 체형 등을 기록하고 각 개체에 태그를 달고 털의 착색으로 표시한 다음 다람쥐를 야생으로 돌려보내 3개 그룹으로 나누어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다람쥐와 쥐의 접촉은 74회 기록됐다. 그중 42%에서 다람쥐는 성별, 유체 또는 성체 여부와 무관하게 쥐를 포식했다.
캘리포니아에 서식하는 다람쥐는 주로 식물과 씨앗을 먹이로 삼고 있지만, 이번에는 다람쥐가 척추동물을 포식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관찰돼 다람쥐가 생태계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입증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한 위스콘신대의 제니퍼 스미스 생물학과 준교수는 "(다람쥐가) 다양한 고도의 장소에 서식해 다양한 식물을 먹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가장 놀라운 것은 쥐의 급증에 대응해 행동을 변화시킨 속도였다"고 말했다.
다람쥐와 들쥐의 사회적 관계도 확인됐다. 다람쥐와 들쥐는 먹이를 줍거나 같이 놀기도 하지만, 서로 쫓아가거나, 몸부림치거나, 달려들어 물어뜯는 등의 행동도 관찰됐다. 서로 먹히고 쫓기기만 하는 관계가 아닌 것이다.
스미스 준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람쥐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바꿨다"며 "사람들이 일으킨 기후변화와 가뭄 중에도 이 동물은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존 코프로우스키 와이오밍대 환경·천연자원학부장은 "쥐가 다람쥐를 천적으로 인식하게 됐다"며 살아있는 먹이를 포식하는 행동을 볼 때 다람쥐를 '기회주의적인 잡식 동물'로 분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또 가장 육식 습성이 강한 동물도 가끔은 과일을 먹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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