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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 새 스테인드글라스 디자인 공개···논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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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화가 클레르 타부레 선정

보존 vs 창조, 문화유산 갈등

경향신문

클레르 타부레(43)가 18일(현지시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에 새로 설치될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 디자인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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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내에 새로 설치될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 디자인이 공개되면서, 보존과 창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됐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 르몽드에 따르면, 엘리제궁과 파리 대주교청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노트르담 대성당 본당 남측의 6개 예배당에 설치될 스테인드글라스를 프랑스 화가 클레르 타부레(43)가 제작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엘리제궁은 “타부레의 작품은 프랑스, 미국, 중국 등의 주요 컬렉션과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며 그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가임을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타부레의 디자인은 청록, 노랑, 분홍, 빨강의 색조로 기도하거나 명상에 잠긴 인물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디자인 공개로 노트르담 대성당에 현대식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하려는 계획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논란은 지난해 12월 초 로랑 울리히 파리 대주교의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2019년 화재가 우리 모두에게 남긴 상처의 흔적을 복원된 건물에 새기고 싶다”며 21세기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일부 설치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이 복원 공사 현장을 방문해 본당 남측 예배당 6곳의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식 작품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계획이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문화계에서는 “문화유산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며 거센 반발이 일었다.

착공 시점 기준으로 860년의 역사를 가진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15일, 보수 공사 도중 발생한 화재로 높이 96m의 첨탑이 무너지고 목조 지붕의 대부분이 소실되는 피해를 보았으나, 19세기 대표 건축가 외젠 비올레르뒤크가 설계한 기존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화재의 여파 속에서도 무사히 보존되었다.

경향신문

18일(현지시간) 공개된 타부레의 디자인은 청록, 노랑, 분홍, 빨강의 색조로 기도하거나 명상에 잠긴 인물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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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견고함에도 불구하고 교체하려는 계획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멀쩡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왜 교체하느냐”는 반발이 일었다. 지난 7월, 프랑스 국가유산 및 건축위원회가 이 계획에 만장일치로 반대하며 제동을 걸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강행했다. 프랑스 정부는 약 400만유로(약 60억원)를 투입했으며, 지난 4월 시작된 공모에는 총 110개 팀이 응모했다.

공개된 디자인은 보존을 주장해 온 문화계 인사들과 현대 미술의 대담한 작품을 기대했던 이들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타부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읽어보았고, 이 논의가 매우 흥미로운 토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 역사적 건물에 ‘움직임’을 더한다는 아이디어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움직임을 유지해야 하고, 우리 시대에 자신감을 가져야 하며, 현대 예술가들에게도 자신감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스테인드글라스는 2026년 말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며, 기존 창문은 박물관에 전시되거나 다른 성당에 옮겨질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 보존을 중시하는 단체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어 향후 진행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랑스 건축 보존 단체인 ‘유적과 건축물’은 새 작품 설치를 막기 위해 법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5년 만에 다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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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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